박형중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자산전략실장
글로벌 무역 분쟁은 환율, 산업, 통화, 재정 정책 등 한 국가의 경제 역량을 총동원하는 총력전 형태를 띤다. 이미 미국과 중국은 환율, 산업, 통화 정책을 동원했다.
양국의 무역 분쟁은 세계 경제의 헤게모니를 놓고 충돌한 양상이 있는 만큼 승패가 확실해질 때까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단순히 11월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용으로 평가 절하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미국의 국내 경기 상황이나 정책 여력, 금융시장 환경 등이 미국 측에 유리해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분쟁을 철회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과 달리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분쟁이 아니더라도 극복해야 할 난관이 많다. 과잉 유동성에 따른 과도한 부채, 부동산 등 자산시장 버블, 공급 과잉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 등이다. 중국 정부는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부채 축소 정책을 실행하고자 하지만 무역전쟁 탓에 정책을 추진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무역 분쟁이 완화돼도 중국은 유동성 과잉 공급으로 인한 후유증, 위안화 가치 불안, 성장세 둔화 등과 같은 구조적인 리스크가 현실화될 소지가 있다.
무역 분쟁과 중국 경제의 리스크를 고려하면 현 시점에서 국내 투자자들은 안전자산 편입 비율을 늘리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은 경제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무역 분쟁의 불확실성이 잠재돼 있는 만큼 위험 자산에 대한 노출을 낮춰야 한다. 안전자산 중에는 미국 주식과 채권 등 달러화 표시 자산이 유망하다.
반면 신흥국 통화 표시 자산에 대한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 특히 미국과의 무역 분쟁으로 인해 거시경제의 위험도가 높아진 중국을 비롯해 대(對)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홍콩, 대만, 브라질 등에 대해서는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다.
박형중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자산전략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