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스포츠의 미래, 공공 스포츠클럽에 묻다] <1>삶을 바꾸는 비영리 법인
정작 중요한 것은 건강수명(기대수명에서 질병이나 다친 기간을 뺀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한국인의 건강수명(2015년 기준)은 73.2년. 9년 정도 각종 병치레를 한다는 결론이다.
그런데 기대수명도, 건강수명도 통계 수치가 그렇다는 것이다. 자신이 그 나이까지 생존하고, 건강하게 산다는 보장은 없다.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격차를 줄이는 최고의 방법은 운동이다.
오히려 ‘주기적으로 운동하지 않고 있다’는 항목의 응답 수치 62.1%가 우리나라 국민의 ‘부족한 스포츠 활동의 현주소’다. 전문가들은 “운동 효과를 보려면 적어도 일주일에 3회 이상, 매번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국민이 스포츠를 즐기는 활기찬 나라’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가 추진 중인 공공 스포츠클럽이 주목받고 있다.
공공 스포츠클럽은 지역의 공공 체육시설을 활용해 유아에서 청소년, 성인,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과 계층에 저렴한 비용으로 전문지도자가 수준별 스포츠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개방형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기존의 각종 체육동호회는 성인 및 남성 위주여서 가족 단위 및 소외계층은 참여하기 힘든 폐쇄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 상업적 스포츠센터는 이윤 추구가 목표다.
남원스포츠클럽(복싱, 테니스)과 전북스포츠클럽(아이스하키, 수영) 등은 취미 수준을 넘는 엘리트반이 함께 운영돼 전국 규모 대회에서 입상자를 배출하고 있다. 학교 운동부가 아닌 공공 스포츠클럽을 통한 선수 육성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대도시형 공공 스포츠클럽은 연간 3억 원씩, 중소도시형은 연간 2억 원씩 최대 3년간 예산 지원을 받는다. 지자체, 지역체육회 등을 통해 지역 사회와 각종 프로그램을 연계 운영할 수 있도록 행정지원도 받고 있다.
공공 스포츠클럽의 활성화를 위해 공모 요건도 완화됐다. 종전엔 참가 자격을 지방자치단체로 한정했지만 올해부터는 체육 관련 단체, 대학, 사회적 협동조합 등으로 대폭 확대했다. 또한 공모에 있어 필수적인 매칭 비용인 지방비 10%는 지자체의 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해 선정 후 2년 차부터 3년간 지방비를 지원하는 조건으로 개선했다. 지도자의 30% 이상을 은퇴 선수로 확보할 예정인 공공 스포츠클럽은 클럽당 평균 18명의 전문지도자를 고용해 체육인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전국 15개 시도에서 71개 공공 스포츠클럽이 운영 중이며 총 회원 수는 5만1711명(2018년 7월 현재)에 이른다. 그 구성은 가족 10.4%, 청소년 28.7%, 노인 10.9%, 여성 43.9%를 나타내고 있다. 2022년까지 시군구별로 적어도 1개씩 모두 232개까지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강준호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스포츠를 단순한 놀이로만, 몸의 문제로만 이해해서는 안 된다. 행복은 몸에 있다. 그것도 움직이는 몸에 있다. 마음도 정신도 몸의 지배를 받는다. 스포츠는 진지하게 자신의 삶을 바꾸는 행동이다. 운동은 남는 시간에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의 필수인 ‘기초공사’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영식 전문기자 ysa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