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족자원 보호를 위한 중국 정부의 금어기가 잇따라 풀리면서 중국 어선들의 불법조업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달부터 중국 선망(위망) 어선의 금어기가 풀린데 이어 이달 1일부터 채낚기(우조) 어선의 금어기도 해제됐다.
특히 오는 16일 어린 물고기까지 마구잡이로 잡는 이른바 ‘싹쓸이 조업’으로 악명 높은 타망(저인망) 어선의 금어기가 해제되면서 우리 해역에서 불법조업에 나서는 중국 어선들이 극성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해경청은 지난달 20일 제주 차귀도 남서쪽 85km 해상에서 불법 조업한 중국어선 4척을 나포했다.
중국 어선들은 조업일지에 조업량을 축소해 기재하고, 허가보다 작은 촘촘한 그물코를 이용해 조업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경은 우리 해역에서 중국어선 불법조업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돼 5000톤급과 3000톤급 대형함정 2척을 긴급 투입했다.
중국 어선들의 불법조업은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배타적경제수역(EEZ) 주변 해역에서 이뤄진다. 중국어선들은 NLL 인근 황금어장에서 불법조업을 하다 해경이 단속을 위해 접근하면 NLL를 넘어 북측 해역을 도주한다.
2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6년간(2013년~2018년 8월) 불법조업으로 적발된 단속 건수가 총 1만9233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 무허가 조업이 총 9480(49%)건으로 가장 많았고, ▲불법어구적재(2650건) ▲조업구역 위반(1017건) ▲대게암컷 불법포획·소지·판매(501건)가 뒤를 이었다.
지방관서별로 통영서가 2770건으로 가장 많은 불법조업을 적발했다. 이어▲ 여수서(2390건) ▲평택서(1933건) ▲포항서(1632건) ▲제주서(1588건) 순이었다.
불법조업으로 검거된 인원은 총 7088명. 이 중 구속된 인원은 83명에 불과하고, 7005명은 불구속 처리됐다.
예전보다 불법조업하는 중국 어선들이 줄었다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불법 중국 어선들이 호시탐탐 우리 해역을 노리고 있다.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어민들의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연평도 어민 김모씨는 “중국 어선의 불법 쌍끌이 저인망이 한번 지나가면 물고기 한 마리도 구경 못할 정도”라며 “크기와 종류를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잡아 어족 자원의 씨를 말리는 중국 어선에 대한 보다 강력한 단속과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어린 물고기까지 싹쓸이하는 남획에 공권력도 우습게 여기며 갈수록 흉포화되고 있는 불법 중국 어선에 대해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해경은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으로 우리 어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강력 단속을 예고했다.
해경은 무허가 집단침범 어선에 대해 강력 단속하고, 동시에 합법적인 어선의 안전 조업을 보장한다는 양면 전략을 구사한다는 방침이다.
해경은 이를 위해 본격적인 꽃게 조업철(9∼11월)을 맞아 서해 NLL 해역에 특수진압대 및 경비함정을 늘 배치한다.
해경은 불법조업 중국어선 규모에 따라 단속 함정을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불법 중국어선 규모가 100척 미만 함정 6척을, 100척 이상 함정 8척을 서해 NLL 해상에 배치한다. 중국어선이 200척 이상으로 증가하면 함정 10척을 배치해 강력 대응할 방침이다.
또 우리 EEZ에 저인망 어선 조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이달에는 무허가 집단침범(일명 ‘꾼’) 외국어선 출현에 대비, 지방청별 기동단대로 신속히 대응할 예정이다.
특히 해경은 오는 16일 저인망 어선 금어기가 풀리면서 불법조업에 나서는 중국 어선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형함정 4척을 구성된 단속전담 기동전단을 운영한다.
해경청 관계자는 “해군?해수부 등 유관기관과 정책협의회, 합동 훈련 및 특별단속을 통해 불법조업에 대한 공동 대응체계를 견고히 하고 있다”며 “외국어선의 불법조업을 근절시켜 우리 어민이 안심하고 조업할 수 있는 풍요로운 바다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