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향’ 중심 노벨상과 달리 ‘다양성’에 초점 최종 후보, 탈식민주의·난민·장르소설로 대표…하루키는 사퇴
뉴 아카데미 문학상 공식 홈페이지. © News1
‘미투(#Me too·나도 고발한다) 파문에 휩싸이며 시상이 취소된 노벨문학상을 대신해 올해는 ’뉴 아카데미 문학상‘이 추진된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뉴 아카데미 문학상은 노벨 생리학상, 경제학상 등에 이어 오는 10월 12일 최종 수상자를 발표한다. 시상식은 12월 19일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열린다.
이 상은 출판계 거물 앤 폴슨이 이끄는 뉴 아카데미에서 주는 문학상이다. 이 상은 노벨문학상 선정기관인 스웨덴 한림원이 지난 5월 올해 문학상 수상자를 시상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후 생겨났다.
중미에서 가장 뛰어난 작가로 꼽히는 콩데(81)는 1980년대 발표한 탈식민주의 소설 ’세구‘(Segu)로 문학계에 등장했다. 현재 그는 뉴욕 컬럼비아 대학에서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식민주의가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피해자들이 어떻게 그들의 유산을 되찾는지에 대해 다룬다.
후보로 선정됐다는 소식에 콩데는 “정말 기쁘고 매우 자랑스럽다”면서 “지금까지 세상의 이목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고 감격의 뜻을 전했다.
베트남 사이공 태생의 투이(50)는 10살의 나이로 캐나다 피난에 올랐던 자신의 경험을 녹아낸 단편소설로 유명하다. 2009년 ’루‘(Ru)로 데뷔했다. 그의 작품은 베트남 특유의 색채와 향을 담은 우아한 서사가 특징적이며 난민이자 이민자로서 망명 여정과 정체성을 찾는 위험까지 담고 있다.
그는 “주체할 수 없을 만큼 기쁘다”면서도 “내가 수상하는 건 매우 잘못된 일일 것 같다”는 겸손함을 보였다.
그는 J.K. 롤링 등 47명의 환상적인 작가와 함께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짜릿하다고 말했다.
’상실의 시대‘(노르웨이의 숲)·’해변의 카프카‘로 유명한 일본 소설가 하루키(69)는 후보로 선정된 것에 감사를 표하면서도 집필에 전념하겠다며 후보에서 사퇴했다.
뉴 아카데미는 미투 운동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다. 이 단체는 성명에서 “문학은 특권과 편향으로 인한 오만, 성차별 없이 민주주의, 투명성, 공감, 존중을 증진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키기 위해 이 단체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대안문학상은 심사 기준도 노벨문학상과는 다르다. 노벨상의 경우 “이상적 방향으로 가장 뛰어난 작품”에 주안점을 뒀지만 대안문학상은 전 세계 곳곳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가에 주목하겠다고 밝혔다.
대안문학상을 만든 관계자는 WSJ에 “이 상이 노벨문학상을 대신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일반 시민도 시상 과정에 참여하게 해 노벨상의 폐쇄적인 수상자 선정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