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부정수급액 1525억원, 국고 환수율 84.8→65.6%로 추락 ‘자동 경보’ 적발률도 17.5% 그쳐
실업대란 속에 고용보험기금을 부당하게 받아가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를 환수할 대응 시스템이 미비해 부정수급액 환수율은 올 들어 60%대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자유한국당 문진국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고용보험기금 부정수급 액수는 총 150억9719만 원으로, 이 가운데 65.6%만 국고에 환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부정수급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실업급여 부정수급액은 121억9686만 원으로 69.4%를 환수하는 데 그쳤다. 2013년부터 올해까지 발생한 고용보험기금 부정수급 액수는 총 1525억2917만 원, 15만9588건에 이른다.
부정수급 건수는 해마다 늘고 있지만 환수율은 꾸준히 떨어져 올 들어 처음으로 60%대까지 떨어졌다. 2013년 84.8%에 이르던 환수율은 2016년(78.8%) 처음으로 70%대로 떨어졌으며 지난해에는 76.9%로 감소했다.
문 의원실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해까지 자동경보 시스템이 적발해낸 부정수급자 비율은 전체 적발 건수 가운데 17.5%에 불과하다. 최근 6년간 2016년에 10.7%로 가장 낮았고, 올해 상반기에는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그마저도 24.5% 수준이었다. 고용노동부는 5월 뒤늦게 한국고용정보원에 위탁해 시스템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부정 사례를 모니터링할 고용보험수사관 인력이 부족한 점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부정수급에 대한 수사권을 가진 수사관은 전국적으로 213명이며 이마저도 170명 정도만 수사업무를 전담하는 실정이다. 내년에도 증원이 확정된 인력은 전국에 8명뿐이다.
문 의원은 “내년 중소기업 청년 추가 고용장려금과 청년내일채움공제 예산이 각각 100% 이상 증가한다”며 “고용보험기금이 정부의 선심성 예산으로 지출되는 상황에서 부정수급 환수는 제대로 안 되고 있어 기금 누수를 막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