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적 기질 강하고 자제력 약해… ‘극단적 선택’ 막으려면
사춘기에 접어드는 연령이 낮아지면서 어린이들도 극단적 선택의 위험에 노출되고 있어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14세 이하 어린이는 한 해 평균 40.5명에 이른다.
○ 어른의 눈높이에서는 안 보이는 아이들의 고민
한국자살예방센터 정택수 센터장은 “초등학교 고학년 교실에서 ‘자살을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본 적이 있느냐’고 물으면 절반이 넘는 학생이 손을 든다”며 “‘자살송’의 유행에서도 알 수 있듯 자살은 더 이상 아이들에게 낯선 단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자살송’은 ‘머리를 박고 자살하자’라는 가사가 반복되는 노래로 최근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한다는 점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전문가들은 학업 스트레스, 가정불화, 교우관계를 어린이 자살의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어릴 때부터 치열한 학업 경쟁을 치르며 무기력과 좌절을 일찍부터 경험하는 것이 어린이 자살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캐릭터가 죽고 살아나기를 반복하는 온라인 게임과 오락 매체에 익숙한 아이들이 자살을 일종의 ‘리셋(Reset)’ 과정으로 생각하는 경향도 나타난다고 한다. 정 센터장은 “절망한 아이들은 게임 캐릭터가 죽으면 새로 태어나듯 ‘이번 생은 실패했으니 리셋하겠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가까운 사람이나 반려견의 죽음에 쉽게 영향을 받기도 한다.
○ “자살 징조 뚜렷한 경우 많아…관심 필요”
아이에게서 위험 징조가 발견되면 돌려서 묻기보다 직접적으로 ‘자살을 생각하고 있느냐’고 질문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상담교사 의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필요하다. 또 친밀한 대화와 교감을 통해 아이가 부모와 친밀하다는 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거나 밝은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