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일대일로’ 맞설 67조원 규모 해외개발기구 만든다

미국 상원이 3일(현지시간) 600억달러(약 67조 2000억원) 규모의 해외 투자·개발 기구를 만드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일명 빌드(BUILD Act·Better Utilization of Investments Leading to Development)로 불리는 이 법안은 93표대 6표로 상원을 통과했다. 중국의 세계적인 영향력 확대를 막기 위해 상원 의원들이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 양상이다.

빌드 법안은 이르면 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서명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불과 1년 전만해도 미국 내에서 해외 개발국가 투자는 사양 산업으로 꼽혔다. 해외 투자와 이에 따른 이윤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해외에 버리는 지원금 수준으로 받아들였으며 공화당은 이를 ‘기업 복지’로 치부했다.

그러나 중국이 일대일로 정책으로 세계 영향력이 확대되자 미국 내에서도 다시 해외 개발에 대한 중요도가 커진 양상이다.

미국은 개발도상국에 대규모 투자와 차관 등을 통해 경제적·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상대국을 빚더미에 몰아넣는 ‘약탈적 투자모델’이라고 비난해왔다.

빌드 법안은 미국의 개발금융기관인 해외민간투자공사(OPIC·Overseas Private Investment Corporation)와 미국 국제개발처(USAID)의 기업지원 부문을 병합한 새로운 개발금융기관을 설립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레이 워시번 OPIC 대표는 빌드 법안의 통과될 경우 “우리의 존재를 보장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규모를 두 배로 늘려준다”고 말했다.

첨예하게 대립 중인 양당은 이례적으로 이번 법안에 한 목소리를 냈다.

공화당의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은 “빌드법은 (개발도상국에) 직접적인 원조를 가능케 하며, 지원받은 국가는 더욱 자립적이게 되고, 납세자들의 수백만 달러를 아끼는 등 복합적인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 쿤스 민주당 의원도 “이 투자기관은 우리는 해외 국가들의 빈곤률을 줄이고, 중국의 영향력에 대항할 수 있게 하며, 미국 기업들의 성장과 성공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