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2030년 도입 예정인 차세대전투기(FX)를 신규개발하는 방침으로 굳혔다고 4일 마이니치신문이 정부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일본에는 약 90대의 F2기가 배치돼 있는데 2030년경부터 퇴역이 시작된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F2 후속기를 놓고 국산 개발, 국제 공동개발, 기존 외국 전투기의 개량 등의 방안을 놓고 고민해왔다. 방위성 및 자민당내 국방위원회는 일본 자체 기술 및 생산기반 확보를 위해서는 국산 개발을 해야한다고 주장하지만 재무성 등에서는 거액의 비용으로 난색을 표했다.
따라서 일본 정부는 기존 외국 전투기의 개량을 염두에 두고 지난 2016년부터 미국과 영국의 회사에 견적을 의뢰했다. 일본 정부가 항공자위대의 주력 전투기인 F15기의 기술을 토대로 한 미국 보잉사와의 공동개발, 영국 공군 주력 전투기인 ‘유로 파이터 타이푼’ 기술을 활용한 영국 BAE사의 공동개발 등을 놓고 고민하던 중 지난 5월 록히드마틴사가 세계 최강 전투기라 불리는 F22기와 F35기의 혼합형 전투기의 공동개발을 제안해 왔다.
따라서 록히드마틴사의 F22기 개량 제안을 우선순위에 놓고 검토해왔던 일본 정부는 결국 비용 및 성능 면에서 일본의 요구와는 안 맞는다고 판단, 기존 전투기의 개량을 포기하고 신규 개발을 하기로 결정했다.
록히드마틴사가 제안한 금액이 예상보다 훨씬 비싸 일본에서는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가 높았다. 아울러 가격 부문에서 협상이 이뤄진다고 해도 기체나 엔진 등 주요 부품들을 미국의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미국 주도의 공동개발이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 “(록히드마틴사가) 미국 정부에 의한 수출금지조치 해제에 대한 전망도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다”고도 전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F22기의 해외 수출을 전면 금지해왔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08년 F22기를 수입하려 했지만 당시 미국 의회가 군사 기술 유출을 우려, 거부한 바 있다.
전투기 개발에는 약 10년 정도 걸린다. 따라서 일본 정부는 올 연말 책정되는 내년도 중기 방위력 정비계획 예산에 신규 전투기 개발 내용을 포함시킬 방침이다.
일본 주도의 신규 전투기 개발이 쉽지만은 않다. 비용 면에서도 일본이 전적으로 부담해야 하는데다가 아직 전투기 개발 실적이 부족한 일본 기업이 주도하는데 따른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불안도 존재한다. 일본 방위성은 2009년부터 약 1900억엔(약 1조 9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엔진, 전자시스템 등 차기 전투기 기술을 연구해 오고 있지만 아직 기본 성능을 확인하는 단계로 비행 실험 전망도 불투명 상태다.
때문에 일본 정부는 영국, 독일, 프랑스와 공동으로 개발하는 것도 모색하고 있지만 개발 시기 등의 조정이 쉽지만은 않다. 따라서 일본 방위성은 연말에 신규 개발이라는 큰 틀을 정한 다음 공동개발이냐 국내개발에 대한 선택은 유보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