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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전문가 “트럼프 취임후 미일동맹 심각한 위험 노출”

입력 | 2018-10-04 15:26:00

CSIS 아미티지-나이 보고서…“안보·번영 위협”
“미국우선주의에 민주·법치 등 공통가치 훼손”



리처드 아미티지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조셉 나이 하버드대 교수가 3일(현지시간)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연구원들과 함께 펴낸 미일동맹 관계에 대한 보고서 표지. (CSIS 제공)


리처드 아미티지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조셉 나이 하버드대 교수 등 미국의 외교·안보전문가들이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이후 “미일동맹 관계가 심각한 위험에 노출됐다”는 진단을 내놨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과 나이 교수는 이날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연구원들과 함께 펴낸 보고서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21세기 미일동맹의 쇄신’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중국의 군비확장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들은 흥정이나 거래의 상대로 여기고, 오히려 북한과 같은 권위주의 국가 지도자들에 적극 다가서는 모습으로 보이면서 그간 동맹국들이 지켜온 인권, 민주주의, 자유시장과 무역, 법치 등의 ‘공통된 가치’가 훼손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미국우선주의’를 내걸고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하는 하면, 미군의 한국·일본 등 해외 주둔 필요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해 당사국들의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 등은 미일관계에 초점을 맞춘 이번 보고서에서 “균열이 시작된 동맹을 쇄신하려면 앞으로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며 “일본은 그동안 미국의 전략을 지지해온 데서 한 걸음 더 나가 지역질서를 지키는 동등한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 이번 보고서엔 동북아 안보협력 확대 및 미일동맹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Δ주일미군 및 자위대 기지의 통합운용과 Δ미일 간 합동기동부대 창설 등아 제시됐다. 또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선 한·미·일 3국의 합동군사훈련 강화를 제안하는 내용이 이번 보고서에 담겼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 등은 “한국·미국과의 정상외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위협으로 남아 있다”면서 “합동훈련이나 군사대비태세가 ‘불완전하고 검증되지 않은’ 북한 비핵화에 관한 협상 카드가 되도록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보고서엔 “일본은 북한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1% 이상을 국방비에 지출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 외에도 Δ장래 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복귀 가능성을 염두에 둔 미일 간 투자무역체제 도입, 그리고 Δ중국의 아시아 지역 진출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미일 간 인프라 기금 창설 등도 미일 양국이 추진해가야 할 과제들로 꼽았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과 나이 교수는 각각 미 집권 공화당과 민주당의 외교안보전략통으로 꼽히는 인물들이다. 이들은 지난 2000년부터 미일관계를 중심으로 동북아시아 외교안보 현안에 관한 정책 제언을 담은 이른바 ‘아미티지-나이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으며, 이번 보고서는 2000년과 2007년, 2012년에 이어 네 번째로 나온 것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