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은하철도 999’의 작가 마츠모토 레이지(80) 탄생 80주년을 기리는 ‘갤럭시 오디세이전(展)’이 열리고 있다. ‘은하철도…’와 작가의 우주관을 주제로 음악과 영상, 일러스트가 어우러진 다양한 미디어 아트를 선보인다. 가수 하림과 DJ디구루(‘이디오테잎’ 멤버) 등 음악가를 비롯해 미디어 아티스트 송호준 신남전기 윤제호, 일러스트레이터 집시, 웹툰작가 탐이부 등이 참여한다. 마츠모토 레이지 작가는 대표작 ‘은하철도…’를 비롯해 ‘우주해적 캡틴 하록’ ‘천년 여왕’ 등을 그린 일본의 대표적 SF만화 작가다.
첫 번째, 아카이브 섹션에서는 ‘마츠모토 레이지’의 아카이브룸, 캐릭터룸, 만화룸, 작가의 작업실 등 총 5개의 전시룸을 통해 마츠모토 레이지의 작품세계를 깊게 들여다 볼 수 있다. 마츠모토 레이지의 2017 최신작 원화 ‘미래도시’를 포함한 희귀판 클래식 피규어 60여 점, 코믹북, 도서 약 200권, 음반, 게임 물 등 기타 오리지널 콜렉션 약 50점 등이 전시되어 있다. 국내에서 은하철도999가 가장 흥했던 80년대로 돌아간 듯한 아카이브룸과, 웹툰작가 탐이부가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 제작한 에피소드 ‘레스토랑 999에서 있었던 일’과 함께 추억의 만화룸에서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작가의 작업실’에서는 실제 마츠모토 레이지의 작업실을 그대로 연출하여 명작이 탄생한 공간을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다.
두 번째 섹션에서는 은하철도 999의 에피소드와 작가의 우주관에서 영감 받은 것을 주제로 한 총 10팀의 국내 다분야 아티스트들의 오마주 작업을 만날 수 있다. 만화 속 한 장면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국내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관람할 수 있다.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 신남전기의 ‘MPC 134340 (pluto, 명왕성)’, 비주얼 아티스트 유하다 작가의 ‘꽃들의 별’, 일러스트레이터 집시(ZIPCY)의 ‘메텔’ 작업, 미디어 아티스트 윤제호 작가의 ‘공간에서 공간으로’ POP-UP 전시 등 그들만의 작업방식으로 다양한 해석을 제시한다.
마지막 세 번째 체험섹션은 은하철도999호에 탑승한 듯 책과 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이야기들을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전시 공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체험섹션으로 Galaxy X/Y 공간부터 인터렉티브 미디어 VJ룸, 다프트펑크(Daft Punk) 뮤직비디오룸, VR(가상현실)룸, 만화그리기 체험룸, 로보 틱스가 구동되는 전시 중앙홀까지 이어진다. 이중 미국 뉴욕대 출신 미디어 아티스트 장인표 작가의 Galaxy X/Y는 마치 우주공간에 서서 직접 우주를 움직여보는 듯한 체험의 기회를 선사한다. 국내 전자 음악씬의 대부인 디구루(from 이디오테잎)와 미디어 아티스트 송호준의 VJ룸에서는 사운드에 반응하는 설치미술 관람이 가능하다. 또한 뉴미디어 혁신기업 ㈜상화의 VR팀이 재해석한 은하철도 999호에 탑승해 만화 주인공인 메텔, 철이와 함께 우주여행을 떠나는 실감나는 VR영상을 통해 시청각적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전시 큐레이터 김하윤 씨는 “마츠모토 레이지가 상상해온 미래에 성큼 다가간 현재의 기술력을 체험하고 인간의 유한한 삶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30일까지 서울 용산구 나진상가.
이지운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