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짓돈 논란 없애고 공신력 높이자”… 시의회 등 관련 조례 제정 나서 시민단체 “공통경비까지 공개를…”
대구시의회 운영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최근 업무추진비 공개 조례 제정을 비롯한 의회 운영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대구시의회 제공
대구지역의 지방의회가 업무추진비 공개를 위한 조례 제정에 잇달아 나섰다. 대구시의회를 비롯해 광역·기초 의회가 업무추진비 공개를 추진하고 나선 것이다. 시민단체는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업무추진비 외에 의정운영 공통경비까지 모두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대구시의회는 1일 업무추진비 집행기준 및 공개에 관한 조례를 입법예고했다. 업무추진비 집행 과정의 투명성과 청렴성을 높여 ‘쌈짓돈’ 논란을 해소하고, 의회의 공신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전체 의원 30명 가운데 김지만 의원(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여야 의원 10명이 공동 발의했다. 의회는 8일까지 조례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 의회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16일 제262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 상정해 조례안 통과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조례에는 업무추진비의 범위와 사용 원칙, 공개 기준 등을 명확히 하는 내용을 담았다. 우선 업무추진비 사용 때 신용카드 사용을 원칙으로 하고, 위문금 등 현금 사용이 불가피하거나 의정활동 수행과 직접 관련이 있을 때만 현금을 쓸 수 있다.
공적인 의정활동과 무관한 개인 용도, 친목회 등 각종 모임에 내는 회비, 의원과 공무원의 국내외 출장 격려금, 이 밖에 다른 법령에서 지급할 수 없도록 규정된 항목에 대해선 업무추진비를 쓸 수 없다.
배지숙 대구시의회 의장은 “이전부터 의회 홈페이지에 업무추진비 사용 명세를 꾸준히 공공개해 왔다”며 “여느 의회보다 투명하고 깨끗하게 의정활동을 펼치자는 취지에서 조례를 제정하기로 의원들과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대구지역 8개 기초의회 중에서는 남구의회와 북구의회, 달서구의회만 업무추진비 사용 명세를 홈페이지에 일부 공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달서구의회와 달성군의회를 제외한 6개 의회가 현재 업무추진비 공개를 위한 조례 제정을 준비하고 있다.
시민단체는 각 의회의 조례 제정 움직임에 대해서는 일단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업무추진비 공개 범위와 부당 사용 방지를 위한 장치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조광현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대구시의회의 업무추진비 공개 범위를 의정운영 공통경비까지 확대하고, 정기적으로 업무추진비 집행 실태를 점검할 수 있는 조항도 조례에 포함해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배 의장은 “8일까지 수렴한 의견을 의원들과 논의해서 조례에 반영할 부분이 있으면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박광일 기자 light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