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 영향으로 ‘10월 태풍’ 잦아… 10개중 4개 2013년 이후 발생 강한 비바람 동반해 피해 커져 ‘콩레이’ 6일 제주-경남 해상 통과… 일부 지역 최대 500mm 폭우 예고
항구에 발 묶인 어선들 25호 태풍 ‘콩레이’가 북상 중인 4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항 5부두에 수백 척의 선박이 대피해 있다. 이번 주말 제주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전국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부산=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괌 주변에서 발생한 콩레이는 4일 오후 3시 현재 오키나와 남서쪽 230km 부근 해상에서 시속 24km의 속도로 북서 방향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6일 오전 제주 서귀포 남쪽 40km 부근 해상을 지나 이날 오후 부산 앞바다를 거친 뒤 7일 오전 독도 부근 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콩레이는 ‘매우 강한 중형급’에서 현재는 ‘강한 중형급’으로 다소 약해졌다. 콩레이가 한반도에 접근할 때는 한 단계 더 약해진 ‘중간 강도의 중형급’ 태풍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태풍의 세기가 약해졌다고 피해 우려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콩레이가 강한 비구름대를 동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콩레이 같은 가을 태풍이 자주 한반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진철 국가태풍센터장은 “지구 온난화로 적도 부근의 수온이 올라가면서 태풍이 더 많이 생길 조건을 갖췄다”고 말했다. 해수면 온도가 1도 올라갈 때마다 증발하는 수증기양이 늘면서 대기 중 습도는 7∼10%가량 늘어난다.
국가태풍센터에 따르면 기상 관측을 시작한 1904년 이래 지난해까지 한국에 영향을 준 태풍은 연평균 3.1개(총 349개)다. 이 중 10월에 한반도를 찾아온 태풍은 콩레이를 포함해 10개에 불과하다. 이 중 4개가 2013년 이후 발생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올해 1월 대서양 연안 지역에는 ‘겨울 태풍’이 몰아쳐 프랑스 영국 벨기에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지구 온난화로 해수면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면서 태풍의 지속 기간과 이동거리가 늘어난 것이 원인이다. 다만 기상청은 “태풍이 많이 생기는 것과 한반도까지 북상해 영향을 주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알려면 더 많은 사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