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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부총리는 청문회뿐 아니라 국회 인준도 받도록 하자

입력 | 2018-10-05 00:00:00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어제 국회 대정부질문에 나와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았는데도 부총리 임명을 강행한 데 반발한 야당 의원들은 “사퇴하라”고 야유를 보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부총리에 대해서는 국회 임명동의를 거치도록 인사청문회법과 국회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임명동의 없이 대통령이 임명하는 경제·사회 부총리도 국회 인준을 거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인사청문 대상 고위 공직 63개 가운데 헌법에 따라 국회 임명동의를 얻거나 국회에서 선출되는 직은 국무총리,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감사원장, 대법관 등 23개다. 나머지 국무위원을 비롯한 공직은 대통령의 인사권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국회 임명동의를 거치지 않는다.

그러나 경제·사회 부총리를 다른 국무위원과 동급으로 취급할 수는 없다.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는 경제부총리는 국가 경제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사회부총리는 교육을 비롯해 사회 복지 고용 문화 정책 전반을 조정한다. 국무총리의 일을 경제와 비(非)경제 분야로 나눠 각각 조정하는 셈이다. 부총리도 인준투표를 거치게 한다면 인선에서부터 신중을 기하게 될 것이다. 자격미달인 사람이 부총리가 되면 영(令)이 서지 않고 정책 조정도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

미국은 의회 인준을 받아야 하는 고위 공직이 약 1200개다. 인준을 통과하지 못하면 대통령이 받는 정치적 타격이 커서 후보자를 철저히 사전 검증한다. 연방수사국(FBI), 국세청 등 다양한 기관이 2∼3개월간 200여 항목을 샅샅이 조사한다. 미국처럼 국무위원 전체에 대해 당장 국회 임명동의 절차를 밟게 하지는 못하더라도 부총리만큼은 국회 인준을 거치도록 여야가 법 개정에 나설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