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러 심리학을 연구한 기시미 이치로의 새 책 ‘마흔에게’(다산초당)가 이번 주에 번역돼 나온 걸 보고 복잡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앞서 나온 저자의 책과 내용이 일부 겹치기는 하지만 이번 책도 물론 저자의 철학이 잘 드러난 좋은 책입니다. 다만 개운치 않은 건 저자의 기록적 베스트셀러 ‘미움 받을 용기’가 국내 신간의 한 축을 상당 기간 차지하고 있는 ‘…해도 괜찮아’ 류의 자기계발서의 원조 격이라고도 볼 수 있는 탓입니다.
자기계발서도 다른 장르처럼 함량이 높거나 낮은 책들이 섞여 있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고만고만한 내용에다 때로 ‘아무 말 대잔치’ 같은 책들도 꾸준히 나오는 건 계속 독자에게 읽히기 때문일까요.
이언 샤피로 미국 예일대 교수가 2005년 쓴 ‘현실에서 도피하는 인문사회과학’(인간사랑)도 최근 나왔네요. 표지의 홍보 문구가 눈에 띄었습니다. “개소리로 떠드는 자로부터 방어하는 일에 헌신하는 지성인이 필요한 시대가 있다면, 지금이 바로 그때입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