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농단’ 의혹의 정점이라 평가받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현재 거주하고 있는 장소에 대해 검찰이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또 다시 법원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양 전 대법원장이 실제 거주하고 있는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으로부터 기각됐다.
심리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이언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주거, 사생활의 비밀 등에 대한 기본권 보장의 취지에 따라 압수수색은 신중해야 한다’는 등의 사유를 들며 영장을 기각했다.
당시 양 전 대법원장의 경우 주거지 대상 영장은 기각됐고, 퇴임 후 사용한 개인 소유 차량에 대해서만 영장이 발부됐다. 그러나 검찰은 차량 수색 과정에서 양 전 대법원장과 그의 변호인으로부터 퇴직하면서 갖고 나온 USB 2개가 서재에 보관돼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동의를 거쳐 이를 압수했다.
검찰은 이후 수사를 거쳐 양 전 대법원장이 자신의 지인이 거주하고 있는 경기도 소재 한 주거지에 머물고 있는 사실을 추가 확인했다. 사법 농단 의혹이 불거지자 양 전 대법원장은 애초 압수수색 대상이 됐던 자택이 아닌 다른 곳에 머물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검찰은 이 주거지에 대한 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법원은 앞서 처음 청구된 영장을 기각했을 당시에도 ‘주거 안정의 가치가 중요하다’는 사유를 든 바 있다.
한편 검찰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상고심 재판의 심리 방향 등 문건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진 재판연구관 출신 신모 부장판사의 사무실을 이날 압수수색하고 있다. 해당 문건에는 원 전 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 증거능력 인정 여부 등 재판 쟁점이 담겼다고 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