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은 표현을 몸으로 하는데 엄마라고 다 인지를 못한다. 아이가 평소와 다른 증상을 보여도 어디가 안 좋은가보다 하고 넘어갔다. 보낼 곳이 없어서 여길 보냈는데 우리 아이를 악마의 소굴로 떠민 것 같아 너무 미안하다.”
8일 인강학교에서 열린 긴급간담회에 참석한 학부모들은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과 학교 측에 대한 분노를 성토했다. 학부모들은 말하는 중간중간 눈물을 훔쳤고 학교 관계자들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학부모들은 학교가 사건을 축소·은폐 하려던 부분에 분노했다. 학부모 오모씨는 “동영상 사건이 터지고 나서 선생님 3명이 우리집에 찾아와서 우리 아이는 전혀 맞은 일이 없다고 했는데 어느 방송국에서 전화가 와서 우리 애가 1년 내내 제일 많이 맞았다고 하더라”며 “그렇게 아이들을 때렸으면 담임 선생님도 알았을텐데 1년 내내 아무 말도 안하고 엄마들을 속였다. 이게 무슨 학교냐”고 분노를 터뜨렸다.
다른 곳에 장애 아동을 보낼 대안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한 학부모는 “내 몸 좀 편하려고, 다른 데 갈 곳이 없으니까 여길 계속 다녔는데 내가 우리 아이를 악마의 소굴로 떠민 것 같아 너무 미안하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학부모들은 강력한 처벌과 대안을 요구했다. 이난숙 인강학교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장은 “이 문제는 폭행을 한 사회복무요원 뿐만 아니라 입을 다물었던 선생님들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남연 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대표는 “그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교육청 담당자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강도높은 인권교육과 함께 사회복무요원 관리방안, 피해 학생·학부모 보호방안 등 전반적인 제도와 지원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 병무청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인강학교 전체 재학생을 대상으로 피해여부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사회복무요원이 배치된 특수학교 150개교도 전수조사한다는 방침이다.
박혜숙 대표는 “완전히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그래도 교육부와 교육청이 관심을 가져주고 나서줘서 고맙다”며 “학부모들은 지금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이다. 이번 문제를 확실히 뿌리뽑아야 한다”고 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현장에 와서 어머님들 말씀을 듣다보니 얼마나 가슴이 미어지실지, 나도 아이 키우는 엄마로서 그런 생각을 갖게 된다”며 “처벌을 포함해 관련자의 책임을 엄중하게 묻고 학생과 어머님들의 심리 치유 상담도 즉각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어 “인강학교를 공립학교로 전환하는 방안을 포함해 교육청과 협의해 바람직한 대책을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