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여성이 가사노동 75% 담당”… 남성보다 하루 최대 3시간 더 많아
영어에 ‘가사의 여신(domestic goddess)’이라는 말이 있다. 요리, 청소, 육아 등 가정 내에서 이뤄지는 대부분의 노동을 금전적 대가 없이 담당하는 여성을 ‘여신’으로 비꼰 말이다.
현실적으로 볼 때 가사노동은 대부분 여성들의 몫이다. 유엔여성기구 조사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무급 가사노동의 75%는 여성이 담당한다. 또 여성은 남성보다 하루 최대 3시간을 더 노동에 할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사노동을 금전적 가치로 환산했을 때 국내총생산(GDP)에서 해당하는 비율은 10∼39%라고 밝혔다.
최근 발표된 영국의 가사노동 가치 통계는 눈여겨볼 만하다. 영국통계청(ONS)은 영국 전체 가정에서 이뤄지는 가사노동을 외부 노동력에 맡겼을 경우 지불해야 하는 금전적 규모를 1조6000억 달러(약 1814조 원)로 추산했다(뉴욕타임스 4일 보도).
인도 이탈리아 등에서는 각 가정마다 가사노동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해 노동 담당자(대부분 여성)에게 지불해야 한다는 법안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2014년 뉴욕타임스는 가사노동에 비용을 지불해야 하느냐를 놓고 지상 전문가 토론을 벌였다. 전문가 4명 중 3명이 반대 의견을 내놓았는데 여성 전문가 2명 모두가 반대 의견을 냈다. 여성 전문가들은 “일과 가정 양립에 대한 정책 지원이 더욱 체계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여성을 가사노동에서 해방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정미경 전문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