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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사과나 사퇴하라”, 선동열 “소신껏 뽑아”

입력 | 2018-10-10 17:39:00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병역특례 제도 개선 촉구




선동열 2018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감독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8.10.10/뉴스1 © News1


 선동열 야구 대표팀 감독이 국정감사에 참석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선수 선발과 관련, “청탁은 없었고 실력에 따라 뽑았다”는 변함없는 입장을 밝혔다. 선 감독은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선 감독은 10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답했다.

손혜원(더불어민주당), 조경태(자유한국당), 김수민(바른미래당) 의원이 선 감독을 증인으로 신청해 채택됐다. 선 감독은 국정감사에 출석한 최초 현직 국가대표 감독으로 기록됐다.

선 감독이 국가대표 감독으로서 사상 초유의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이유는 아시안게임 선수 선발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아시안게임이 야구 선수들의 병역 면제 도구로 전락했다는 비난이 대회 기간은 물론, 대회 전후로도 이어졌다.

먼저 김수민 의원이 “특혜받은 1%로 그렇지 않은 99%가 받은 상대적 박탈감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는 걸 충분히 이해해주실 것이라 믿는다”며 선 감독에게 질의했다.

김 의원은 먼저 “프로야구 선수들이 병역 혜택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냐”고 물었다. 선 감독은 “제도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예, 아니오’로 답하라 요구하자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청탁이 있었느냐”, “군 미필 여부가 영향을 미쳤느냐”고 질문했다. 선 감독의 대답은 모두 “아니오”였다.

김 의원은 “오지환 선수는 작년 11월에 상무 입대를 포기했다. 대표 선발 언질이 있지 않고서는 대체 복무를 포기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오지환 선수와 미리 교감했느냐”고 공세를 높였다. 선 감독은 “실력껏 뽑았다”며 꿈쩍하지 않았다.

선 감독은 “경기력만 생각했다. 시대적 흐름과 청년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점은 죄송하다”면서도 “선수 선발은 내 생각이 맞다. 현재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쓰는 것이 감독이다. 컨디션이 나쁜데 이름만으로 뽑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시안게임은 날씨가 더울 때 열렸다. 베테랑 선수들은 체력적으로 어려울 것 같아 젊은 선수들을 중용해 선발했다”며 “시대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경기에 이기려고만 한 점은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재차 사과했다.

손혜원 의원의 질의가 이어졌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선동열 2018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감독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2018.10.10/뉴스1 © News1


손 의원은 “선동열 감독의 광팬이었다. 왜 이 자리에 나왔다고 생각하냐”며 질문을 시작했다. 이어 “1200만 야구팬들이 선 감독을 불러달라고 빗발치게 요청했다”고 증인 신청 이유를 댔다.

손 의원의 질문은 국가대표 감독 선임 배경에 초점을 맞췄다. 손 의원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의 대표팀 선수 선발 권한이 한국야구위원회(KBO)로 넘어간 것을 문제삼으며 선 감독에게 감독직 제의를 받은 시점 등을 물었다.

손 의원은 “연봉은 얼마 받냐”며 다소 민감한 질문을 던졌다. 선 감독은 “2억원”이라 답했다. 손 의원이 다시 판공비를 묻자 선 감독은 “전부 (2억원에) 포함돼 있다”고 답했다. 손 의원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어 손 의원이 “근무 시간이 얼마나 되냐”고 질문하자 선 감독은 “정해진 것은 없고 계속 선수들을 체크한다”고 답했다. 손 의원은 “현장에는 얼마나 나가느냐”고 재차 물었다.

선 감독이 프로야구 5경기를 모두 보려면 TV 시청이 효율적이라고 말하자 손 의원은 “너무 편한 감독 아닌가”라며 “일본 감독은 한달에 10회 이상 무조건 현장에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급기야 손 의원은 “선 감독이 할 수 있는 결정은 두 가지뿐이다 사과를 하든지 사퇴를 하라”고 선 감독을 몰아붙였다. 선 감독은 “국민 정서를 잘 몰랐다”며 “소신있게 뽑았다”고 말했다.

양해영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부회장도 선 감독과 함께 국감장에 출석했다. 양 부회장은 아시안게임 선수 선발과 관련해 KBSA를 대표해 증인으로 채택됐다. 아시안게임 대표 선수 선발은 KBSA의 역할이지만 그 권한은 한국야구위원회(KBO)로 위임됐다.

손 의원은 “한국 야구의 적폐 단체 2개가 KBSA와 KBO”라며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보좌관 출신인 양해영 증인은 마치 야구계의 불사조 같다. KBO 사무총장 연임을 꿈꾸다 KBSA의 부회장으로 갔다. 지난 20년 동안 아마, 프로 야구를 좌지우지한 분”이라고 양 부회장을 몰아세웠다.

KBO 전 사무총장을 역임한 양해영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부회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2018.10.10/뉴스1 © News1


그러자 양 부회장은 “김기춘 실장과 엮어서 자꾸 적폐로 모는데, 나는 김종 실장이 설립한 프로스포츠협회를 유일하게 반대해 찍혔던 사람”이라며 “현재 KBSA로부터 급여는 물론 업무 추진비도 안받고 봉사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김재원, 한선교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선동열 감독에게 책임을 묻기보다 병역특례 제도가 잘못됐다는 자세를 취했다.

김재원 의원은 “선수 선발을 잘못했다기보다 병역특례를 염두에 두고 선발한 것이 문제 아니겠나”라며 “병역특례가 한 번의 금메달로 결정될 것이 아니고 점수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선교 의원은 “나는 선 감독의 선수 선발을 신뢰하는 편이다. 개인적인 감정이 있었다면 이종범 코치의 아들인 이정후를 처음부터 뽑지 않았겠나”라며 “병역 문제 개선이 없이는 앞으로도 이런 문제는 계속 일어날 것”이라고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