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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하는 축구’ 벤투의 철학,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좁혀라!

입력 | 2018-10-11 05:30:00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이 10일 경기도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소집 훈련을 가졌다. 축구대표팀 벤투 감독(오른쪽)이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파주|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끊임없이 뛰며 지배하고 기회를 많이 창출하는 축구를 목표로 삼는다.”

축구국가대표팀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감독이 부임 직후 전한 방향이자 철학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하면 공격에서는 항상 주도해야 하고, 수비는 위험을 최소화하되 언제 어디서 어떻게 압박을 가할지 늘 염두에 둬야 한다.

2022카타르월드컵을 향한 출발선, 공식 데뷔무대인 9월 A매치 시리즈에서 벤투 감독의 스타일이 드러났다. 코스타리카~칠레에 맞서 주도하는 축구’에 초점을 맞춘 경기운영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8할은 성공이었다. 특히 우리의 2-0 승리로 끝난 코스타리카 평가전은 전반적인 주도권을 쥐면서 많은 찬스를 엮었고, 반대로 실점위기를 최소화하는 축구로 호평 받았다. 제자들을 향한 스승의 신뢰도 분명하다. 2경기 무실점으로 마친 9월 여정을 되돌아보며 벤투 감독은 “수비는 비교적 잘 이뤄지고 있다. 공격 작업은 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한국 선수들의 전술 이해도와 공격 본능이 우수하다”고 높이 평가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이 10일 경기도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소집 훈련을 가졌다.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쌀쌀한 날씨에도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파주|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우루과이(12일·상암)~파나마(16일·천안)로 이어질 10월 A매치 2연전을 위해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강화훈련을 진행 중인 대표팀은 이번에도 고유의 기조를 유지할 참이다. 철학을 공고하게 다지고 팀 컬러를 확실히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승리라는 결실을 얻으려 한다. 소집훈련을 시작하면서 벤투 감독이 “우리가 원하는 팀을 만들어가야 한다. 스파링 파트너가 강하더라도 경기는 이기는 게 중요하다”고 밝힌 배경이다.

물론 말처럼 ‘주도하는 축구’가 쉬운 것은 아니다. 위기도 많았고 비교적 어려운 90분을 보낸 칠레 평가전(0-0)에서 확인된 것처럼 한 수 위의 강호들을 상대로 벤투 감독이 입히려는 팀 컬러를 드러내는 작업은 아주 어렵다. 월드컵 단골손님인 우루과이는 칠레보다도 우수한 전력을 갖췄다.

한국은 오랜 시간 아시아의 호랑이로 군림해왔다. 1960년 국내대회가 마지막인 아시안컵 우승의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2018러시아월드컵까지 통산 10회,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을 일궈내면서 위상을 지켰다. 실제로 아시아권에서는 대부분 태극전사들이 경기를 주도했다. 살얼음판 시소게임이 내내 지속되는 아시아 최종예선이 아니라면 아무래도 지배하는 축구에 익숙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시아권을 벗어나면 기류가 다르다. 라인을 내리고 무게중심을 낮추는 데 익숙했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 후방에서부터 과감히 빌드-업을 진행하며 만들어가는 플레이가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하는 강호들에게 쉽게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조금씩 좁히는 작업도 벤투호가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할 부분이다.

파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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