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설비·정비 전문 공기업 한전KPS가 지난 2005년부터 전사적인 불법행위를 통해 ‘1000억원대’의 시간외 보상 ‘특별수당’을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받아 왔다는 국정감사 자료가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금천구)은 11일 “국정감사를 준비하던 중, 한전KPS 내부 직원들이 ‘레드휘슬(공공기관 비리 고발사이트)’에 올린 ‘OH휴가 철폐’ 투서를 발견하고 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상당수의 직원들이 ‘시간외 근무 명령서’를 허위로 기재하고 특별 수당을 받아온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에 따르면 한전KPS 직원들은 발전소 정비과정에서 허위 시간외 근무기록을 작성하고 실제로는 근무하지 않은 채 1000억원대의 특별수당을 챙겨간 것으로 드러났다.
또 오버홀(OH·발전소 정비) 정비기간 때는 근무인력의 최대 90%가 원전에 출입도 하지 않은 채 임금을 받아갔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했다.
‘시간외 근무 명령 및 확인서’는 발전소 정비 현장에서 근무자들이 시간외 근무명령을 받으면 자신들이 주말과 평일 오후 7시부터 일한 시간외 근무시간을 기재하도록 만들어진 공문이다.
시간외 근무를 하는 모든 직원들은 이 명령서에 자신이 일한 시간을 기재하면 마지막 퇴실 근무자가 확인 서명을 하고, 부서장이 다음날 결재한 후 본사에 송부하면 시간외 급여를 받는다.
‘OH휴가’는 한전KPS 발전소 정비 근무자들이 주 40시간과 근로기준법에서 급여로 허용되는 28시간의 시간외 수당을 초과하는 근무를 할 경우 이에 상응한 특별휴가를 주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하지만 공공기관의 비리를 고발하는 ‘레드휘슬’에 한전KPS의 내부 직원들이 ‘이 제도에 대한 부당함과 비리를 고발한다’는 투서가 올해 지속적으로 올라오면서 ‘특별수당’ 부정수급 사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 의원은 “한전KPS로부터 OH 참여 직원들의 ‘시간외 근무 명령서 및 확인서’를 제출받아 근무시간을 확인한 결과, 거의 대부분의 근무자가 초과근무를 하지도 않은 채 버젓이 시간외 근무를 했다고 명령서에 허위로 기재하고 초과 수당을 받아 챙긴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무작위로 원전OH 근무자의 시간외 근무명령서 기재사항을 토대로 원전 출입기록을 비교 분석해 실제 한전KPS 직원들이 언제 들어가서 언제까지 일하고 나왔는지를 확인한 결과 한전KPS 직원들의 조직적인 허위 근무 비리를 발견했다.
한 사례로 지난 7월16일부터 8월15일까지 이뤄진 한빛2호기 제23차 계획예방정비공사(OH)에 투입된 한전KPS 직원들의 시간외 근무자를 조사한 결과 ‘시간외 근무 명령서’에는 304명의 팀원이 시간외 근무를 했고 총 시간외 근무시간은 1만1495시간으로 기록돼 있었다.
이 의원은 한전KPS측의 ‘엉성한 근태관리 시스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한전KPS는 2005년 이후부터 최근까지도 정확한 근태관리 시스템조차 마연하지 않았고, 현장에서 근무자들이 작성한 ‘시간외명령서 및 확인서’는 단 한 차례도 제대로 점검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렇게 검증 없이 지급된 시간외 수당만 지난 10년간(2008년~현재) 720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근무기록이 정확히 남아있는 원전 OH 시간외 근무가 대부분 허위·거짓으로 드러난 만큼 실제 원전 출입기록과 대조한 실제 근무시간에 대한 전수조사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훈 의원은 “한전KPS의 전사적인 비리에 대해서는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가 불가피하다”면서 “관련자들에 대한 엄중한 조사와 처벌이 이뤄질 때까지 끝까지 파헤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나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