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챔피언십 1R 4언더… 17번홀 더블보기 아쉬웠지만 쭈타누깐에 1타 앞서 판정승
한국의 박성현이 11일 인천 스카이72골프클럽 오션코스(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1라운드 7번홀에서 티샷을 날리고 있다. 인천=뉴스1
나흘 만에 다시 열린 여자 골프 세계 1위 박성현(25)과 2위 에리야 쭈타누깐(23·태국)의 대결이었다. 초속 9m의 바람이 부는 등 쌀쌀한 날씨 속에 열린 경기였음에도 둘의 맞대결을 보기 위해 6238명의 갤러리가 골프장을 찾았다. 한국 팬들은 박성현의 호쾌한 장타가 나올 때는 “남달라(박성현의 별명) 최고다!”라고 외쳤고, 실수가 나오면 “이러면 안 되는데…”라며 탄식했다.
11일 인천 스카이72골프클럽 오션코스(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1라운드. 7일 국가대항전인 UL 인터내셔널 크라운 싱글매치에서 맞붙었던 박성현과 쭈타누깐은 이날 브룩 헨더슨(캐나다)과 한 조로 동반 플레이를 펼쳤다.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쭈타누깐에 2홀 차로 패했던 박성현에게는 이날 경기가 설욕의 기회였다. 경기 초반 박성현은 압도적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는 전반에만 5개의 버디(보기 1개)를 기록하며 4언더파를 기록했다. 올 시즌 LPGA투어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5위(271.2야드)에 올라 있는 장타력과 정확한 퍼팅 능력이 빛났다. 그는 7, 8번홀에서 각각 8m, 6m짜리 버디 퍼팅을 성공시켰다. 쭈타누깐은 전반에 2언더파를 기록했다.
16번홀까지 5언더파로 공동 2위였던 박성현에게는 17번홀의 실수가 아쉬웠다. 티샷이 벙커에 빠지면서 더블 보기를 한 것이다. 하지만 그는 18번홀(파5·500야드)에서 행운이 섞인 티샷 덕분에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티샷한 공이 카트 도로에 맞고 페어웨이로 굴러 들어와 더 멀리 간 것이다. 박성현은 “캐디와 ‘400야드는 나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며 웃었다. 박성현의 소속사 관계자는 “실제로는 370야드를 날린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행운의 장타 덕분에 18번홀에서 버디를 기록한 박성현은 4언더파(공동 4위)로 1라운드를 마치면서 쭈타누깐(공동 6위·3언더파)에 판정승을 거뒀다. 1위는 7언더파를 친 하타오카 나사(일본). 쭈타누깐(평균 비거리 12위)은 250야드가 넘는 장타에도 불구하고 퍼팅 감각이 흔들리며 버디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그는 16, 17번홀에서는 연달아 보기를 하면서 박성현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박성현은 “17번홀에서 더블 보기를 한 것이 정말 아쉽다”고 말했다. 쭈타누깐과의 대결을 앞두고는 자신감을 가지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박성현은 “싱글매치에서 졌지만 ‘당시 나도 쭈타누깐처럼 좋은 플레이를 했다’는 생각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인천=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