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3집에 ‘그리움 그리운 그림’이라는 곡이 있지요. ‘그리다(戀)’와 ‘그리다(畵)’의 어원이 혹시 같은 게 아닐까요? 그리운 건 그림으로 그리고 싶을 테니까요.
한데 아닌가 봅니다. 그림은 선(線)을 쓰는 것이어서 ‘그리다(畵)’의 어근 ‘글’은 ‘(선을) 긋다’의 어근 ‘긋’과 마찬가지로 ‘선’이라는 뜻일 가능성이 있다고 하네요. 한편 그리워하는 건 본디 누군가를 생각하는 언어적 행위이기에, ‘그리다(戀)’의 어근 ‘글’은 본디 뜻이 ‘말’이라고 합니다. 고(故) 서정범 경희대 명예교수(1926∼2009)가 지은 ‘새국어어원사전’(보고사)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책은 고인이 2000년 낸 ‘국어어원사전’의 새로운 판본으로 최근 발간됐습니다.
또 다른 신간 ‘B끕 언어, 세상에 태클 걸다’(권희린 지음·우리학교)는 청소년들이 쓰는 비속어의 어원과 맥락에 관해 교사가 썼습니다. ‘거지같다’부터 ‘깝치다’ ‘쌩까다’ 등을 거쳐, ‘×같다’ ‘쌍×’ 등 신문 지면에 옮기기 망설여지는 말까지요. ‘쪼개다’는 주로 “(실실) 쪼개지 마!”처럼 강자가 약자를 위협할 때 쓰기에 “비민주적인 맹종을 강요하는 단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