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가입 지원… 김수환 추기경 서임, 로메로 대주교 등 6명도 새 성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14일(현지 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교황 바오로 6세와 로메로 대주교 등 7명을 성인으로 선포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은 로메로 대주교가 암살될 당시 차고 있던 피 묻은 벨트를 착용하고, 교황 바오로 6세의 지팡이, 성배, 제의를 사용해 미사를 집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강론에서 교황 바오로 6세를 “빈자들을 돌보는 쪽으로 교회를 외부로 향하게 한 선지자”라고 존경을 표했다. 로메로 대주교에 대해선 “빈자를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도 포기한 성직자”라고 말했다.
한국과도 인연이 각별하다. 프랑스 파리에서 제3차 유엔총회가 열렸던 1949년 1월 신생국 한국은 유엔의 승인을 통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는 것이 최대 과제였다. 당시 교황청 국무원장 서리로 재직하던 교황 바오로 6세는 각국 대표와의 교섭을 통해 한국 대표단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1949년 26개 유엔국이 신생 국가인 한국을 합법정부로 승인한 데는 그의 노력이 결정적이었다는 게 외교가의 평가다. 1969년 3월 한국 최초의 추기경인 김수환 추기경을 서임한 것도 교황 바오로 6세였다.
그와 함께 성인 반열에 오른 로메로 대주교는 엘살바도르 군사 독재정권에 비폭력 투쟁으로 맞서다 1980년 미사 집전 도중 암살당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