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승 전문기자
장관은 인사 청문회 모두 발언에서 “우리 교육은 과도한 성적 경쟁으로 모든 학생이 성장할 수 있는 교육을 제공하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의 해결을 위해 “학생 한 명 한 명 소질과 적성을 키워줄 수 있도록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 말은 장관이 8월 교육부 장관에 지명됐을 때 했던 ‘교육은 속도 보다는 방향성’이라는 말과 일맥상통합니다.
해마다 7만5000여 명의 학교 밖 청소년이 나옵니다. 대부분은 과도한 경쟁 때문인 것으로 추정합니다. 한국 학생들의 삶의 만족도와 행복감은 세계 최저입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요? ‘진학 중심 교육’이 원인입니다.
장관 재임 시에 진학 중심 교육을 교육의 본령인 진로교육으로 바꿀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해주십시오. 지금 같은 교육 환경으로는 제2, 제3의 RM이 나올 수 없습니다. 바꿔야 합니다. 교육부 내에서 한직으로 여겨지는 평생미래교육국을 실로 격상시켜 가장 유능한 직원을 배치하고 제일 많은 예산을 투입하십시오. 사람이 없으면 밖에서 널리 구하십시오. 한 학교에 한 명에 불과한 진로진학상담교사를 최소한 2명 이상으로 늘려 진로교육 기반을 강화해 주십시오.
아이들이 행복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 때 비로소 자신 있게 세상에 나갈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인공지능(AI)과 경쟁하고 협력하는 것은 물론, 통일이 되면 생사를 넘나들었던 경험을 가진 북한 아이들과도 경쟁하며 어울려 살아야 합니다. 아이들이 잘돼야 대한민국이 잘됩니다.
행복한 교육을 할 수 있는 ‘밭’만 만들어도 장관은 성공할 것입니다. 이 일을 하는 데 1년 3개월이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이 든다면 과감히 의원직을 던지고 교육에 매진해 보십시오.
이종승 전문기자 urises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