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남중국해에서 벌이는 ‘항행의 자유(Freedom of Navigation)’ 작전에 대한 중국의 대응이 날로 거칠어지고 있다. 멀리서 미 함정의 동태를 살피는 차원을 넘어 이번처럼 충돌 직전까지 간 경우는 처음이다. 최근엔 남중국해 전역에서 적대국 함정을 공격할 수 있는 최신예 전략폭격기(H-6J) 4대가 중국 남부 기지에 배치됐다고 환추(環球)시보가 14일 보도했다. 2016년과 지난해에는 남중국해에서 비행 중인 미 해군 정찰기에 중국 전투기가 바짝 접근하는 바람에 양국 간 날 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항행의 자유는 19세기 이래 국제법으로 확립된 ‘공해(公海) 자유 원칙’에 근거한다. 공해에선 주권이 행사될 수 없고, 모든 선박의 자유로운 항해가 보장된다는 게 핵심이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대부분 해역에서 영유권을 주장하지만 2016년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공 섬에 군사기지를 구축해 남중국해를 독식하려는 중국의 행태는 볼썽사납기 짝이 없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겸 논설위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