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소재 고려 문화재 국내전시 무산

정우택 전 동국대 박물관장은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이 소장한 ‘아미타삼존도’에 대해 설명하며 안타까워했다. 3명의 보살이 극락세계에서 왕생자(往生者)를 맞는 장면을 담은 이 그림은 고려불화의 전형인 이중 채색법을 사용하고 금으로 연화당초문을 배치한 걸작이다.
당초 이 불화는 12월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릴 예정인 고려 건국 1100주년 특별전 ‘대고려전’에서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도쿄박물관이 대여를 거부하면서 고국 나들이가 무산됐다. “대여 후 안전하게 돌려받을 근거를 제시해 달라”는 일본 측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존하는 고려 나전칠기가 20여 점에 불과한 가운데 도쿄박물관이 소장한 ‘국화나전경상’ ‘화당초나전합자’와 지장보살도를 그대로 불상으로 옮긴 고려시대 유일한 작품인 ‘지장보살반가상’(규슈국립박물관)도 같은 이유로 거부당했다.

2월 5일자 A1면.
한편 국립중앙박물관은 일본 측으로부터 대여를 거부당한 유물 6점 외 77점의 해외 소재 고려시대 관련 유물과 국내의 357점 등 총 450여 점에 이르는 문화재를 특별전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