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차이나’ 베트남 취업 A to Z
해외취업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간단치 않다. 낯선 땅에서 직업을 찾아야 한다는 부담감과 예상치 못한 위험 요소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지에서 취업해 활약 중인 정구희 삼성디스플레이 사원(25), 오세형 알루코 차장(36), 오기환 주베트남 한국대사관 고용노동참사관의 조언을 문답 형식으로 풀어봤다.
Q. 베트남 취업을 어떤 이유로 준비했나.
오세형(오)=대기업에서 대리로 일하던 중 베트남 취업을 생각했다. 지금의 베트남이 과거 중국의 도약기와 무척 닮아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2015년 12월 베트남 여행을 하며 현지 분위기를 살폈고 확신이 생겨 이듬해 퇴사하고 취업 준비를 했다.
Q. 베트남어 능력은 얼마나 중요한가.
오기환(환)=일상 업무에서 현지인과 유창하게 소통할 줄 알아야 한다. 해외영업 등 일부 직군은 영어 가능자를 뽑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베트남어가 필수다.
오=하노이 또는 호찌민에 취업할지 분명히 결정하길 권한다. 베트남 내에서 지역 간 발음과 단어 차이가 큰 편이기 때문이다. 당장 모든 능력을 갖추기 어렵다면 ‘듣기’부터 우선 해결하자.
Q. 임금 수준은 얼마나 되나.
정=대기업에 취업했기 때문에 연봉은 만족스러운 편이다. 지급되는 명세를 따져보면 한국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단, 현지 채용된 케이스이기 때문에 본사 직원들과 복리후생 측면에서 약간 차이가 있다.
환=지난해 기준 정부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베트남에 취업한 사람들의 평균 연봉은 3648만 원이었다. 3500만 원 이상이 52%, 2500만∼3500만 원이 38.2%로 타 국가 대비 높은 편이다. 취업한 이들의 불만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Q. 베트남 취업 시 어떤 점을 염두에 둬야 할까.
정=대부분의 회사가 주 6일 근무체제다. 한국처럼 주 5일제가 아니라는 점을 알고 와야 한다. 현지에서 학교를 졸업한 한국인 청년들은 베트남 언어와 문화에 익숙하다. 한국에서 대학을 마친 뒤 베트남 진출을 원한다면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취업 정보를 어디서 얻어야 하나.
환=학부에서 베트남어를 전공한 사람이 아니라면 정부 지원 프로그램인 K-Move 스쿨을 통하는 게 가장 성공률 높은 취업 경로라고 할 수 있다.
오=채용공고가 올라오면 해당 기업에 전화해보고 가능하다면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본사 사이트에 올라온 회사 소개만으로는 현지 업무에 관한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지원할 회사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도 얻고 자신의 열정도 보여줄 겸 적극적으로 연락하길 권한다.
Q. 입사 당시 면접에 관해 기억나는 점은….
정=우선 한국어, 영어, 베트남어 등 총 3개 언어로 면접을 준비했다. 막상 면접에 돌입했을 때는 베트남어 능력과 더불어 근성을 평가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오=직무와 관련된 미래 포부를 묻는 질문이 있었다. “업무 상황을 숙지하고 1년 안에 대리에서 과장으로 진급하고, 2∼3년 안에 경영진이 납득할 만한 신규 인사제도를 마련할 것”이라고 대답해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었다. 구체적인 계획을 밝힘으로써 조직에서 오래 일할 수 있는 사람임을 드러냈다.
Q. 베트남 취업의 장점을 하나만 꼽는다면….
정=처음에 베트남으로 떠난다고 할 때 주변 시선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의 취업난이 갈수록 심각해지니 베트남 취업 비법을 문의해오는 친구들이 생겼다. 새로운 땅에서 일할 기회를 얻고, 진취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오=베트남은 한국처럼 조직의 제도와 규정이 잘 정비되지 않은 회사가 많다. 그만큼 인사 담당자로서 기여할 부분이 많기에 보람을 느끼며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