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16일 “내가 해야 할 일 중 가장 시급한 일은 당이 재집권할 수 있는 기반을 새롭게 닦는 일”이라며 사실상 당권도전을 시사했다. 홍 전 대표가 지난 9월 미국에서 귀국한 뒤 자신의 거취와 당내 문제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당내 일부에서 나를 두고 시비를 거는 것을 보고 여태 침묵했으나 더 이상 침묵하는 것은 당과 나 자신의 명예를 위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돼 한 말씀 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최근 전원책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과 당내 일부 의원들이 홍 전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여부를 두고 비판한데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홍 전 대표는 “나는 친박, 비박으로 당이 붕괴돼 대통령이 탄핵되고 구속된 후 4%밖에 되지 않던 정당을 맡아 대선에서 단기간에 24%정당으로 만들었다”며 “대선 패배 후 1년간 도미 유학을 하기로 했으나 당원들의 요구로 23일 만에 귀국해 책임당원 74%의 압도적 지지로 당을 맡아 혁신, 우혁신해 지방선거를 치뤘다”고 설명했다.
홍 전 대표는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지면 (광역단체장) 공천을 한 내가 사퇴하고 기초단체장,기초,광역의원선거에서 지면 해당 공천을 책임진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이 책임지기로 약속했다”며 “하지만 선거후 해당 당협위원장들이나 국회의원들이 단 한명도 책임진다는 말을 한 사람이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그는 “나는 언제나 책임 정치를 해온 사람”이라며 “선거는 이길 수도 있고 질수도 있다. YS(김영삼), DJ(김대중)가 선거에 졌다고 모든 것이 끝이 났느냐”고 반문했다.
홍 전 대표는 “대선, 지방선거 등 두 번의 선거를 하는 동안 나는 이 당의 힘만으로는 다시 집권을 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고 여전히 친박, 비박의 갈등이 있기 때문이다. 또 정책 역량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봤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웅덩이 속의 올챙이처럼 오글거리며 서로가 엉켜서 서로를 할퀴는 어리석은 행동은 당을 더 어렵게만 할 뿐”이라며 “지금은 모두 힘을 합쳐 나라 체제 변경을 시도하는 문재인 정권에 대항할 때”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