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 부담 키우는 재정정책
한국 사회는 지난해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14%를 넘어서며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일할 수 있는 인구가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복지 수준이 급속도로 높아지는 만큼 긴 안목으로 복지정책과 재정개혁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2050년 복지비중 스웨덴보다 높아질 것’
국가채무가 크게 늘어나는 이유는 기초연금과 아동수당 등 현 정부에서 신설되거나 확대된 복지 정책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를 확대하고 65세 이상 소득하위 70% 노인에게 주는 기초연금을 20만 원에서 30만 원으로 인상하는 정책 등이 재정 지출을 키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하반기부터 시행되고 있는 아동수당도 대표적인 복지 정책으로 반영됐다.
이 분석에는 재정이 투입되는 일자리 사업과 공무원 증원에 따른 비용은 반영되지 않았다. 이를 감안하면 국가채무는 더욱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현 복지정책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해도 인구 고령화로 인해 장기 재정은 더욱 악화된다. 한국의 공공사회복지 지출 규모는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약 11% 수준이다. 하지만 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를 적용하면 2040년 복지지출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1.1%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다. 2050년에는 스웨덴과 노르웨이 등 북유럽 복지국가의 복지 지출 비중을 넘어선다.
○ 적정선 넘어서는 나랏빚 증가 속도
이에 따라 정부가 복지정책이 재정에 미치는 영향과 함께 국민연금, 사학연금 등 공적연금이 재정에 미칠 영향을 장기적으로 분석해 상세히 알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사학연금은 2024년부터 적자가 발생하고 2040년 적립금이 고갈될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가 사학연금의 적자를 공무원연금처럼 보전하면 2060년 국가채무 비율은 GDP의 약 9%만큼 증가한다.
전문가들은 현재 재정 상황이 젊은 세대에게 불리한 만큼 정부가 투명한 장기재정 계획을 공유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올해 66세인 국민은 사망 전까지 내는 세금보다 받는 혜택이 평균 7868만 원 더 많다. 반면 현재 26세인 국민은 정부로부터 받는 혜택보다 내야 할 세금이 2억9640만 원 많다. 젊은 세대의 부담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장기재정 추이를 면밀히 파악해 현재 정책들이 지속 가능한지를 국민에게 알리고 검증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