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랭킹 70위 파나마와 비겨 전반 박주호-황인범 연속골 환호… 수비 집중력 흐트러지며 뜻밖 고전 무득점 손흥민 활용법 등 새 고민
나란히 A매치 데뷔 골, 이때까지는 좋았는데… 한국축구대표팀의 황인범(왼쪽)이 16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파나마와의 친선경기에서 전반 32분 한국의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박주호와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박주호는 전반 4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두 선수는 이날 사이좋게 A매치 데뷔 골을 기록했다. 천안=뉴스1
내년 1월 아시안컵에서 59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따끔한 예방주사를 맞았다.
16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한국과 맞붙은 파나마는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이후 한국이 상대한 팀 중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가장 낮은 팀이다. 파나마의 FIFA 랭킹은 70위로 한국(55위)보다 15계단 낮다. 또한 파나마는 전날까지 A매치 6연패를 기록하는 등 부진했던 팀이다.
수비를 두껍게 한 뒤 역습과 세트피스로 골을 노린 파나마를 상대로 한국은 2골을 내줬다. 2골 모두 실수에서 비롯된 실점이라는 것이 뼈아팠다. 2-0으로 한국이 앞선 전반 45분에는 프리킥 상황에서 골문으로 달려드는 상대 공격수를 놓쳐 헤딩골을 허용했다. 김민재 등 수비수들이 모두 페널티박스 안에 있었지만 집중력이 부족했다. 장지현 SBS 해설위원은 “세트피스에서 확실한 대인마크가 이뤄지도록 수비 전술을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후반 4분에는 ‘최악의 백패스’가 나왔다. 공격형 미드필더 남태희가 수비 진영으로 백패스한 것이 파나마 공격수 롤란도 블랙번에게로 향했고, 블랙번은 이를 침착하게 동점골로 연결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2만5556명의 관중은 “힘내라”를 외치며 대표팀을 독려했다. A매치 4경기 연속 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대표팀을 향한 관심은 뜨거웠다. 하지만 대표팀은 파상 공세를 펼치고도 2-2로 비겼다. 벤투 감독 부임 이후 4경기 연속 무패(2승 2무)를 이어갔지만 기뻐할 수만은 없는 결과였다.
다양한 선수의 다양한 득점 루트를 찾아낸 것은 소득이다. 그러나 수비 집중력 부족은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아시안컵 조별리그 등에서 한국을 상대하는 팀들은 파나마처럼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크다. 경기를 주도해도 실수가 나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벤투 감독은 “전반 35분 정도까지는 우리가 경기를 지배했지만 그 이후부터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지면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에이스 손흥민은 경기를 이끌어가며 날카로운 패스를 보여줬지만 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벤투 감독 부임 이후 득점이 없는 손흥민이다. 대한축구협회와 토트넘의 협의에 따라 손흥민은 11월 A매치와 아시안컵 본선 1, 2차전까지 소집되지 않는다. 벤투 감독으로서는 9, 10월 A매치 데이터를 토대로 손흥민의 활용법을 연구해야 한다는 숙제가 생겼다.
한편 이날 일본은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 4-3으로 이겼다.
천안=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