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위 국감, 고성-삿대질 파행
“심재철 의원은 (국정감사위원석이 아닌) 증인석에 서야 한다.”(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
“(심 의원을 국감위원에서 배제하려면)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전례가 없어 사무처에 유권 해석을 의뢰하겠다.”(정성호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16일 국회 기재위의 재정정보원 국정감사에서는 여당 소속인 상임위원장과 같은 당 의원들이 서로 고성을 주고받는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민주당 의원들이 청와대 업무추진비 사용 기록을 열람·공개한 심 의원을 국감위원에서 뺄 것을 요구하자 정 위원장이 막아선 것이다.
여당 의원들의 끈질긴 심 의원 제척 요구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국감위원 사퇴 요구는 정당한 의정활동을 방해하는 일”이라며 반발했다. 한국당 권성동 의원은 “고소된 것만으로 (감사위원직을) 제척하라는 것은 국회법 정신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논란 당사자인 심 의원은 “국가기밀 탈취라고 하는데 몇 급 비밀이냐. 전혀 국가기밀이 아니며 뻥 뚫려 있는 것을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양당 의원들이 서로 소리를 지르고 삿대질을 주고받는 바람에 감사는 두 차례나 중단됐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나가서 좀 싸우세요. 국감 좀 하게”라고 불평할 정도였다. 결국 이날 예정된 한국수출입은행, 한국투자공사 등에 대한 정책금융 질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이날 청와대는 심 의원이 추가로 제기한 업무추진비 남용 의혹에 대해 해명을 내놓았다. 심 의원은 전날 “지난해 12월 영흥도 낚시어선 전복 사고 당시 1차 곱창집, 2차 맥줏집에서 동일한 카드로 업무추진비를 사용했다. ‘중국 순방 준비로 관계자들이 식사를 했다’는 청와대 해명은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동일 부서의 두개 팀이 같은 카드를 쓴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