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英연구진 “지중해 세계유산 47곳, 홍수-해안선 침식으로 큰 피해 우려 기후변화 대비책 마련 적극 나서야”
2004년 대홍수로 물에 잠긴 베네치아 산마르코 광장.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레나 라이만 독일 킬대 지리학과 연구원과 영국 서식스대 공동연구팀이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16일자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곳은 베네치아다. 현재는 수면에 떠 있는 도시지만 5, 6년에 한 번꼴로 큰 홍수가 나면 육상 면적의 절반이 약 1.4m 깊이로 물에 잠긴다. 만약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아무런 대책을 취하지 않을 경우 더 큰 홍수가 찾아와 육상 면적의 97%가 최대 2.5m까지 물에 잠길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해안선 침식에 의한 피해도 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탈리아 북부의 고대 도시 아퀼레이아와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등도 큰 홍수로 인해 잠길 세계문화유산으로 꼽혔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이탈리아반도와 발칸반도 사이의 아드리아해 북쪽에 밀집한 도시이다. 스페인 남부의 지브롤터, 그리스 델로스, 이탈리아 페라라와 나폴리,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유적들도 크고 작은 홍수 피해에 시달릴 것으로 예측됐다.
라이만 연구원은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1.5도 이하로 제한하는 ‘파리협약’을 지키더라도 이미 일부 세계문화유산의 피해를 막을 수는 없다”며 “이를 보전하기 위해 재원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