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7일 방북했을 당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했다고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가 보도했다.
신문은 서울발 기사로 북미협상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며 “곧 열릴 것으로 보이는 북미 실무협의에서도 북한은 제재 해제를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을 요인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은 지금까지 비핵화에 대한 보상으로 한국전쟁의 종전선언을 일관되게 요구해 왔다. 하지만 10월부터 매체를 통해 대북제재 해제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신문은 북측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정식으로 제재 해제를 요구한 것은 지난 7일이 처음이라며 외교 관계자는 ”북한이 제재에 상당히 몰리고 있다“고 해석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북측에 핵리스트 제출 및 영변 등의 핵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 수용을 요구해왔다. 외교 관계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7일 회담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등의 사찰을 수용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으며 그 조건으로 종전선언 및 대북제재의 해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사찰 내용 및 정상회담 조정에 대해서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에게 맡기기로 했다.
신문은 북한이 미국과의 실무협의를 앞두고 제재해제론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6일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미 정부 관계자가 중간선거 유세장에서 대북제재 유지를 언급하거나 한국에 대북제재 관련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통신은 제재유지는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정책을 포기하지 않고 관계개선을 중단하겠다는 뜻이라며 정책전환을 요구하기도 했다.
아울러 신문은 최 외무상이 지난 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북중일 외교차관 회담에서 유엔 대북제재 수정을 요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등 국제여론 조성에도 나섰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한국도 대북제재 완화로 기울어지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지난 10일 한국 독자제재의 완화 검토를 발언했으며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적어도 북한의 비핵화가 되돌릴수 없는 단계에 왔다는 판단이 선다면 UN 제재의 완화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더욱 촉진해야한다“고 말하는 등 한국 정부가 ’단계적 완화”를 언급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