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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헌 조사 절반가량 진행…검찰 “추가 소환 불가피”

입력 | 2018-10-17 16:07:00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 농단’ 의혹의 핵심으로 평가받는 임종헌(59·사법연수원 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한 검찰 조사가 절반가량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17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지난 15일과 전날 임 전 차장을 피의자 소환 조사하면서 각종 의혹을 강도 높게 추궁한 뒤 진술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은 임 전 차장을 소환하진 않았다.

검찰은 두 차례 소환 조사가 진행됐지만, 그간 불거진 의혹이 방대한 데다가 임 전 차장이 수사 핵심 인물로 꼽히는 만큼 조사할 분량이 아직 많이 남았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조사 진행 상황과 관련해 “(전체 조사 분량의) 절반이나 거기에 못 미치는 정도”라며 “(조사 내용이) 광범위하기 때문에 1~2차례 추가 조사가 더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 전 차장은 양 전 대법원장 재임 시절 법원행정처의 재판 개입 및 법관 사찰, 비자금 조성 의혹 등 각종 사법 농단 의혹에 깊숙이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15일 이뤄진 첫 조사서부터 의혹 전반에 대한 임 전 차장의 역할 및 지시, 보고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했다.

임 전 차장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사실상 혐의를 전부 부인하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보관하고 있던 USB(이동식 저장장치)에서 발견된 문건의 존재 자체는 인정하지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범죄혐의의 의도가 없거나, 범죄 요건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특히 임 전 차장은 부하 법관들로부터 각종 사안에 대한 보고를 받은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문건 작성 경위나 지시 여부 등과 관련해서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등의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추가 조사를 거쳐 임 전 차장의 입장을 최종적으로 확인한 뒤 향후 수사 방향을 검토할 계획이다. 필요할 경우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확보에도 나설 방침이다. 다만 국정감사 등 중요 일정을 앞두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신중히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법조계에서는 임 전 차장의 조사 결과에 따라 양 전 대법원장 등 ‘윗선’에 대한 수사에도 적잖은 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조사할 내용이 남았기 때문에 추가 진술 내용을 확인해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한 고등법원 부장판사급 법관은 법원 내부 게시판에 ‘밤샘수사(조사), 논스톱 재판에 관한 단상’이란 제목의 글을 올려 검찰의 ‘밤샘 수사’를 지적하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그는 “당사자나 변호인의 자발적 동의가 있다 해도 위법”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야간 조사는 본인의 동의 없이 할 수 없다”며 “본인이 조사를 한 번에 끝내 달라고 요청하는 등 동의하에 조사가 진행된다. 괴롭히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