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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 스타트업 지원은 어떻게? ‘넥시드’와 ‘컴퍼니D’

입력 | 2018-10-17 18:54:00


스타트업 생태계(Startup Ecosystem). 국내를 포함한 전세계 주요 국가는 지난 몇 년 간 이어진 경기 침체와 장기 지속화에 고심한 끝에 정부와 기업 등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와 성장 원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스타트업을 주목 중이다. 특히, 스타트업은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기술 등을 바탕으로 기존에 없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눈길을 끈다. 또한, 스타트업은 정보통신기술(ICT), 인터넷 등의 주요 특징 중 하나인 개방성을 무기로 스타트업만의 네트워크와 생태계 등을 구축한다. 이에 안정적이고 생산적인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은, 경제성장과 더불어 새로운 일자리 창출 모색하는, 경기 침체 탈출의 주요 해결책으로 삼고 있다.

경기도 역시 건전한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노력을 쉬지 않았다. 스타트업에게 시급한 사무공간, 초기 개발 자금, 투자 유치, 해외 진출 등을 단계별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한다. 스타트업 지원을 전문해 담당하는 기관도 운영한다. 바로 '경기문화창조허브'다. 경기문화창조허브는 2018년 9월 현재 경기 남부에 2개소(판교, 광교), 북부(의정부), 서부(시흥) 등 4개 지역에 설치해 운영 중이며, 오는 11월 고양시에 1개소를 추가 개소할 예정이다.

< 경기문화창조허브 클러스터별 현황, 출처: 경기문화창조허브 홈페이지 >


경기도 전역에 위치한 경기문화창조허브 중 판교는 지리적 특성상 맏형같은 역할을 담당한다. 판교에는 네이버, 카카오, 넥슨, 안랩과 같은 국내를 대표하는 많은 ICT 기업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성공을 꿈꾸는 신생 기업이 요람을 틀고 있는 장소다. 이 같은 주변 인프라와 여건 등을 활용해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는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4년부터 2017년에 이르기까지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는 창업 690건, 일자리 창출 1,854건, 스타트업 지원 9,178건, 투자유치 292.9억 원, 이용객수 17만 1,451명, 회원수 1만 8,578명이라는 성과를 달성했다. 또한, 2018년 상반기에만(6월 30일 기준) 창업 68건, 일자리 창출 175건, 스타트업 지원 1,891건, 투자유치 96억 원, 이용객수 2만 4,385명, 회원수 2,283명을 달성했다.

<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의 주요 성과, 출처: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 >


이에 IT동아는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에 입주해 꿈을 키우고 있는 스타트업을 찾아 그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 인터뷰는 경기도를 포함한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 및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초기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경기콘텐츠진흥원 산업진흥팀 넥시드(NEXEED)의 강성훈 매니저와 전문 액셀러레이터 컴퍼니D의 박성혁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스타트업과 투자자들의 연결고리, 넥시드

IT동아: 먼저 넥시드에 대해서 소개를 부탁한다.

강성훈 매니저(이하 강 매니저): 넥시드는 미래(NEXT)와 씨앗(SEED)를 더한 합성어로 스타트업과 투자자를 이어주는 연결고리를 지향한다. 경기콘텐츠진흥원(이하 경콘진) 산하 산업진흥팀에 속한, 별도의 프로젝트팀이다. 경기도 출연금을 바탕으로 민간과 함께 초기 펀드를 조성해 경기도를 포함한 국내 스타트업에게 간접투자를 진행 중이다. 도내 스타트업의 저변을 확대하고, 건강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투자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회사 운영을 시작하면서 투자 유치 준비 단계에 이르러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 한편, 투자자들은 단순 투자가 아니라 파트너가 될 수 있는 스타트업을 찾고. 이에 넥시드는 스타트업과 투자자의 정보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수정, 보완되는 연결고리 역할을 진행 중이다.

< 넥시드 강성훈 매니저 >(출처=IT동아)


IT동아: 펀드 조성을 통한 간접투자에 대해 자세히 듣고 싶다.

강 매니저: 투자 방식은 대부분 ‘보통주 지분 투자’ 방식이다. 아주 특수한 경우 우선주 지분 투자 방식도 진행하지만, 미비하다. 우선주 지분 투자 방식은 스타트업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기도와 경콘진의 출자액은 약 130억 원으로 전체 펀드 조성 금액은 500억 원 이상이다. 2016년 6월, 한국벤처투자의 출자사업 마이크로VC(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 분야에 선정된 어니스트벤처스(유)를 운용사로 한국벤처투자(주)와 함께 조합규모 180억 원의 넥시드 펀드 1호를 조성했다. 또한, 조합규모 200억 원의 넥시드 펀드 2호를 한국벤처투자(주), 경콘진, 중앙미디어가 출자자로 참여해 보광창업투자(주)가 넥시드 펀드 2호를 운용하고 있으며, 데브시스터즈가 넥시드 펀드 3호를 운용하고 있다.

IT동아: 스타트업이 넥시드를 통해 투자 받고자 원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강 매니저: 투자를 위한 경로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어니스트벤처스, 보광창업투자 등 운용사에서 심사를 보고 진행하거나,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 9층에 있는 이곳 넥시드 투자센터를 통하는 경우도 있다. IR 자료는 필수다. 심사를 잘 준비해야 하지 않겠나(웃음).

넥시드는 펀드 운용 사업 외에 신용보증기금과 함께 특례 보증 사업도 진행한다. 스타트업의 경우 대부분 신용도가 낮고, 매출도 미비하다. 이러한 스타트업이 지원 받을 수 있는 것이 특례 보증 사업이다. 쉽게 말해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조건을 완화하는 우대 혜택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IT동아: 투자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스타트업 대표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강 매니저: 투자는 대출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종종 막연한 질문을 많이 하신다. 투자 받은 후 이자는 어떻게 납부해야 하냐는 질문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투자는 대출 상품이 아니다. 투자 받은 스타트업이 사업 방향에 맞게 용도를 미리 설정하고, 활용하는 방식이다. 일종의 피를 섞는 과정이다. 그저 투자를 자금만 지원 받는다는 오해가 많다. 스타트업에게 투자는 외부 자금과 함께, 외부 영향력도 함께 온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과거에는 의사결정을 독단적으로 진행했다면, 투자 이후에는 외부 전문가들과 합을 맞춰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즉, 외부 요인을 받아들일 수 있을 때 투자 유치를 생각해야 한다.

<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 9층에 위치한 넥시드 투자센터 >(출처=IT동아)


투자 심사에 TMI는 필요없다

IT동아: 넥시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투자 조건은?

강 매니저: 넥시드 투자 대상은 초기기업으로 업력 7년 이내 기업이 대상이다. 경기도내 스타트업이라면 자격조건에 해당된다. 꼭 매출이 많아야 할 필요도 없다. 투자가 진행되는 사례마다 다르다. 투자 규모는 5억 이내다. 넥시드는 정말 투자를 필요로 하는 스타트업이 찾아오길 바란다. 아, 넥시드가 직접 모든 것을 심사하고 투자하는 방식은 아니다. 어니스트벤처스, 보광창업투자 등 운용사가 평가한다. 넥시드는 투자 직전 단계에서 심의만 참여하는 형태다.

IT동아: 경콘진과 같은 정부, 지자체가 스타트업에 간접투자하는 방식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강 매니저: 국내 투자 환경을 생각해야 한다. 스타트업은 안정적인 투자를 원한다. 순수 민간기간 또는 업체로부터 진행되는 투자는 관리 부분에서 헛점이 있다. 스타트업은 아직 성장, 육성이 필요한 단계 아닌가. 이를 위한 여러 지원 프로그램, 네트워크 확장 등을 투자 운용사도 일정부분 담당해줘야 한다. 투자는 자금을 지급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더 많은 성과를 올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아무래도 민간은 이런 부분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의 경우 공무원 연금이나 기금 등을 활용해 민간에서 펀드를 조성한다. 때문에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한 스타트업의 주주명부를 보면 CEO가 차지하고 있는 지분은 10~15% 정도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국내 상황과는 많이 다르다. 이사회가 조성되고, 이사회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국내 스타트업에서 반기는 일일지 모르겠다.

< 넥시드 강성훈 매니저 >(출처=IT동아)


IT동아: 투자 심사를 준비하는 스타트업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강 매니저: 스타트업이 심사 받을 때, 투자자의 입장에서 본인들의 사업 소개를 잘 준비해줬으면 좋겠다. 너무 본인의 기술이나 서비스 등에 집착해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풀어내면, 심사위원들은 불필요한 정보에 피로감을 호소한다. 자신들의 입장이 아닌, 투자자의 입장을 생각해야 한다. 너무 화려하거나 매력적인 포장은 불필요하다는 뜻이다.

자신들의 기술, 자신들의 서비스를 짧고 간결하게 설명했으면 좋겠다. 문서 1장이면 충분하다. 뻔한 시장상황 분석 자료는 빼도 좋다. 시장 상황은 투자자들도 잘 알고 있다. 이 점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뺄 거 다 빼고 심플하게 심사받는 것을 추천한다. 사업 내용만 담아왔으면 좋겠다. 한때 투자자와 같은 엘리베이터에 타고 짧은 시간 동안 자신들을 소개하는 ‘엘리베이터 피치’가 유행했었다. 이런 마음으로 심사에 임했으면 좋겠다.

제조업 스타트업을 위한 엑셀러레이터, 컴퍼니D

IT동아: 먼저 컴퍼니D에 대해 소개를 부탁한다.

박성혁 대표(이하 박 대표): 컴퍼니D는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다. 2016년 1월 설립해서 이제 만 3년이 아직 안된, 우리도 스타트업이다(웃음).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을 텐데, 컴퍼니D는 제조 기반의 스타트업 전문 엑셀러레이터다. 서비스, 앱과 같은 소프트웨어가 아닌 제품, 기술 관련 하드웨어를 다룬다. 제조 관련 스타트업은 많지 않다. 때문에 하드웨어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도 많지 않다. 해외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하드웨어이기 때문에 소프트웨어가 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고 생각한다.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은 해외 진출에 어려움이 많다. 현지 시장에 맞는 서비스를 처음부터 기획하지 않았다면, 달리 말해 국내 시장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은 경쟁력을 갖추기 쉽지 않다. 반대로 하드웨어는 해외 시장 진출이 비교적 쉽다. 제품을 판매하는 것 아닌가. 우리가 사용하는 칫솔 모양이 해외라고 크게 다르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 컴퍼니D 박성혁 대표 >(출처=IT동아)


IT동아: 컴퍼니D가 주로 하는 일은.

박 대표: 크게 3가지다. 판로 개척과 투자 유치, 그리고 해외 진출이다. 중동에 합작법인과 미국에 해외법인을 설립했다. 해외 진출의 경우 주로 개발도상국 지역을 공략하고 있다. 중동, 중남미, 동유럽 지역 등이다. 이유가 있다.

북미, 유럽과 같은 선진국은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생각보다 많이 어렵다. 각 국가별 규제가 높고, 선호 브랜드 선호도가 강하다. 모든 스타트업이 미국 진출을 꿈꾼다. 하지만, 정작 미국에 진출한 스타트업 중 살아남은 곳은 얼마나 있나. 생각해 봐야 하는 문제다.

제품 경쟁력이 떨어지는 시장에서 좋은 파트너를 만나야 한다. 개발도상국 지역은 생각보다 브랜드 선호도가 강하지 않다. 아, 나이키, 아디다스와 같은 글로벌 메이저 브랜드는 어느 지역이든 다 있지만, 중가 브랜드가 없다는 뜻이다. 중가 브랜드 형성이 안되어 있는 곳이다. 아무리 스타트업이어도 저가 시장에서 경쟁할 수는 없다. 저가 브랜드 아니, 브랜드 전략 자체가 없는 저가 시장은 이미 중국이 전세계를 휘어잡고 있다. 다시 말해, 중국산 저가 제품과 주요 고가 브랜드 제품과의 경쟁을 피하는 것이다.

IT동아: 궁금하다. 왜 제조업, 더구나 제조업 스타트업을 돕기로 생각했는지.

박 대표: 컴퍼니D 설립 전에 개인 초기 투자(엔젤)를 약 8년 정도 진행했다. 이외에도 개발자, 딜로이트 컨설팅 컨설턴트,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벤처스퀘어 공동창업자, 데모데이 부사장, PAG&Partners 대표 등을 거쳤다. 돌이켜보면, 스타트업과 관련해 참 다양하게 일한 것 같다.

커머스 서비스를 제외한 서비스 기업이 해외 진출한 사례가 있을까? 거의 없다. 커머스와 게임을 제외하면, 의미 있는 해외 진출 성과는 없다. 제품, 하드웨어는 다르다. 오히려 해외 진출 속도가 더 빠르다. 화장품, 음식, 생활용품 등은 크라우드펀딩쪽에서도 반응이 빠르다. 하드웨어가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하드웨어 스타트업은 인력과 자금이 많이 필요하다고 기피한다. 제조업은 전통적으로 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고. 하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커머스나 O2O 서비스에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오히려 제조업은 제품이 판매될 때마다 한눈에 들어오는 결과가 나타난다. 고용창출도 높고, 개인적으로 제조업이 더 맞는다고 생각한다. 투자자, 투자사 입장에서는 손익 나쁜 시장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소프트웨어만큼 하드웨어를 지원했다면, 성과는 더 좋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산업 기반은 제조업이다. 영국처럼 핀테크를 할 수 없고. 상당의 서비스는 미국 본토로 진출해야 하고. 심지어 일본으로 진출한 기업도 손에 꼽는다.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 등에 진출한 것도 어렵고. 제조가 빠르다고 생각한다. 거꾸로 생각하면 메이드인 코리아가 강점. 제조가 오히려 더 해외진출로는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출처: 컴퍼니D 홈페이지 >


IT동아: 제조업과 스타트업이 잘 어울리지 못하는 느낌도 있는데.

박 대표: 역으로 이야기해보자. 현재 성장이 정체되어 있는 중견 제조기업이 꽤 많다. 기존 제품은 잘 만들지만, 새로운 제품 개발은 잘 못하는 곳이다. 반대로 스타트업은 아이디어가 좋지만 제품 만드는 것을 어려워한다. 만약 스타트업과 중견 제조 기업이 만나면 좋은 성장 파트너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상품기획과 관련된 아이디어 집약 부분을 스타트업이 담당하고, 이를 바탕으로 중견 제조기업이 제품을 양산하는 체계를 고민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하드웨어 스타트업 지원과 관련해 지난 4개월 동안 75개 기업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일종의 모임(하드웨어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이다. 그리고 참여한 업체끼리 협력하는 방안을 진행 중이다. 참여사 중에는 물류 유통 및 투자사도 있다. 제품 고도화를 꾀할 수 있는 4차산업 기술(인공지능, 챗봇, 자율주행, 드론 등) 기업도 있다. 충분히 결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IT동아: 재미있는 시도라고 생각한다.

박 대표: 올해부터 이곳 경기문화창조허브와 협력하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4차산업 기술 관련 협력 프로그램, 네트워크 허브 프로그램 등을 한달에 한번씩 지금까지 4회 진행했다. 얼마 전에는 블록체인과 챗봇, 인공지능, 로봇 관련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패널 토의를 1시간 정도 진행한 뒤 네트워크 행사로 이어진다. 판교는 IT 융합, 콘텐츠 융합의 메카 아닌가. 프로그램에 참여자들이 심도 있고, 의미 있는 이야기를 진행해 고무적이다.

IT동아: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가 갖춰야 할 것이 있다면.

박 대표: 개인적인 생각이지, 아직 음지에 있는 스타트업을 양지로 이끌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 말하고 싶다.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을 많이 이야기한다. 하지만, 정작 스타트업이 주인공인 생태계는 다소 뒷전으로 밀린 것 같아 아쉽다. 스타트업이 주인공이어야 하고, 스타트업이 주목 받는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한다.

< 컴퍼니D 박성혁 대표 >(출처=IT동아)


투자사가 50억, 100억 투자한 것을 마치 자랑하듯 이야기하고, 엑셀러레이터가 스타트업 10개, 20개를 성했다는 성과 발표만 떠들썩하다. 이건 주객이 전도된 현상이다. 엑셀러레이터는 담당하고 있는 스타트업 대표에게 “도와주셔서 감사하다”라는 말 한마디에 웃을 수 있어야 한다. 스타트업과 엑셀러레이터는 그런 관계라고 생각한다.

보이지 않게 지원하면서 스타트업과 관계를 가져가는 것. 판로 개척이나 사업 개발, 투자 유치를 위한 조연이라고 생각한다. 글쎄. 이런 표현이 어울릴지 모르겠지만, 배우들이 뛰노는 무대 위가 아니라 무대가 시작하기 전 무너지지 않도록 준비하는 것이 액셀러레이터다. 뮤지컬의 악단은 어떤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뮤지컬에 음악은 빠질 수 없는 요소 아닌가.

아, 엑셀러레이터는 투자자, 투자사가 아니다.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지원을 우선한다. 스타트업이 자신의 제품에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한다. 손을 맞잡은 파트너에 가깝다. 늦은 밤 10시, 술잔을 기울이며 스타트업 대표의 고민을 함께 드는 일. 그게 엑셀러레이터라고 생각한다.

동아닷컴 IT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