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무제 전 UNIST 총장
한국 정부와 언론은 4차 산업혁명을 가장 많이 언급하고 있지만 대비 지수는 지난해 세계 26위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이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비는 ‘하나의 정책’으로는 불가능하다. 교육과 과학기술, 산업, 고용, 노동 등 ‘융합정책’이 필요하다. 가장 먼저 바꿔야 할 것은 교육이다.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대, 스탠퍼드대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 600여 곳이 강좌 6000여 개를 온라인을 통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대학교육의 패러다임이 디지털 시대에 맞춰 개방과 공유로 크게 방향을 틀었다는 것이다. 국내 대학은 아직도 아날로그식 교육에 매달리고 있다.
한국의 가장 큰 현안은 청년 실업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지속가능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기술 창업 말고는 대안이 없어 보인다. 대학 졸업생의 창업만이 아니라 교수들의 창업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지원해야 한다. 중국 대학 졸업생의 창업률이 20%에 육박하는데 한국은 5%도 채 안 된다.
2016년 다보스 포럼은 2020년까지 세계적으로 일자리가 700만 개 사라지고 새 일자리는 200만 개에 그쳐 고용대란이 올 것으로 예고했다. 예고는 예언과 다르다. 대비하지 않으면 악몽으로 바뀐다. 신속하고 획기적인 범정부 차원의 대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우리는 지금 어디쯤 와 있는가.
조무제 전 UNIST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