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이상 근속해야 하지만…타 근무지 경력 포함시켜 윤준호 의원 “정부 예산지침 위배 가능성 있다” 지적
윤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부산 해운대을) © News1
국내 4개 항만공사가 자체 기준도 없이 전임 근무지 경력을 모두 공사 근속기간으로 귀속시켜 명예퇴직자 신청을 받고 명예퇴직금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공사에서 1년만 일해도 명예퇴직금을 받는 경우가 발생했다.
특히 정부가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의 명예퇴직금 지급 기준을 ‘20년 근속’으로 명시하는데, 전임 근무경력을 이에 포함시켜 규정 위배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윤준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부산 해운대을)이 18일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 항만공사로부터 제출받은 명예퇴직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항만공사의 명예퇴직 규정 정비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 발표한 ‘2018년도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 예산지침 기준’에 따르면 명예퇴직 수당은 “20년 이상 근속한 자가 정년을 1년 이상 남겨두고 스스로 퇴직한 경우”에 지급하는 것으로 규정돼 있다.
항만공사는 항만 개발 및 관리·운영의 전문성과 효율성 제고를 위해 항만공사법에 근거해 설립됐다. 2004년 부산항만공사를 시작으로 2011년 여수광양항만공사까지 현재 4개의 항만공사가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항만공사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각 항만공사 측은 전임 근무지 경력을 모두 공사 근속기간으로 귀속시켜 명예퇴직자 신청을 받고 명예퇴직금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4개 공사 가운데 부산항만공사는 명예퇴직 지원 자격을 ‘공사에 근속한 연수가 7년 이상’이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다른 3개 공사는 관련 규정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공사에서 근무한 경력이 1년에 불과한데도 명예퇴직금을 지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울산항만공사에서 명예 퇴직한 A씨는 건설사 등 민간기업을 포함한 곳에서 21년 9개월을 일한 뒤 공사에서 1년11개월 근무하고 명예퇴직금 1억298만 원을 수령했다.
인천항만공사에서 퇴직한 A씨의 경우 민간기업에서 12년6개월을 근무하고 공사에서 7년6개월을 근무하여 근속기간 20년을 채운 뒤 명예퇴직금 2억5000만 원을 받았다.
부산항만공사에서 퇴직한 C씨의 경우 여러 곳의 민간기업에서 13년9개월을 근무하고, 공사에서는 13년9개월을 근무하여 명예퇴직금 2억2800만 원을 수령했다.
윤준호 의원은 “각 항만공사가 명예퇴직에 대한 뚜렷한 근거 없이 명예퇴직금을 남발하는 방만한 경영을 일삼고 있다”며 “항만공사처럼 지급되는 방식은 ‘공기업 및 준정부 기관 예산집행 지침’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