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 핵심으로 평가받는 임종헌(59)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18일 검찰에 출석했다. 지난 15일 첫 조사 이후 세번째 소환이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날 오전 임 전 차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무상기밀누설, 허위공문서작성 등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15일 19시간여 조사에 이어 다음날 오후에도 임 전 차장을 불러 법관 사찰 의혹 등 사실관계를 확인한 바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틀 동안 임 전 차장을 상대로 전체 조사 분량의 절반이나 절반에 못미치는 정도의 조사를 마쳤다.
검찰은 임 전 차장 의사를 반영해 전날 소환하지 않고, 앞서 진술한 내용을 분석하는 데 주력했다. 이날 임 전 차장의 진술 태도나 입장 변화에 따라 또 다시 추가 소환할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임 전 차장 입장을 최종 확인한 뒤 구속영장 청구 등 향후 수사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임 전 차장 조사 내용을 토대로 양 전 대법원장 등 ‘윗선’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임 전 차장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죄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등 대부분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임 전 차장 USB(이동식 저장장치)에서 행정처 문건이 다수 발견된 만큼 문건 자체를 모른다는 입장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임 전 차장은 행정처 심의관들로부터 각종 사안에 대한 보고를 받은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문건 작성 경위나 실행 여부에 대한 본인의 개입 정도가 낮다거나 적극 지시한 게 아니라는 식으로 항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