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런치불 김우형(왼쪽)-미스 허니 방진의.
■ 뮤지컬 ‘마틸다’ 김우형·방진의
김우형 “과격한 변신 팬들은 좋대요”
방진의 ‘마틸다’의 착한 선생님 변신
“평소 모습? 사실 저 개구쟁이랍니다”
“마틸다? 영화 레옹에 나왔던 그 여자아이?” 하는 분이 계시더군요. 나탈리 포트만이 열세 살 때 출연했던 영화죠. 물론 뮤지컬 ‘마틸다’의 마틸다는 영화의 마틸다와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방진의 배우는 ‘미스 허니’ 선생님 역할입니다. 책을 좋아하면서 영리하고 당찬 마틸다를 아끼고 보호해주는 수호천사 같은 선생님이죠. “평소 모습 그대로 아니신가요?”라고 했더니 “제가요? 반대일걸요. 저 개구쟁이에요”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만.
“(김) 마틸다가 국내에 들어온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오디션에 지원했어요. 상당히 파격적인 변신인데, 배우로서 욕심이 났죠. 팬분들이 어떻게 생각하실지 걱정되기도 했는데 ‘너무나 충격적이어서 좋다’고들 하시더라고요.”
“처음이니까 그런 거 아닐까요. 두 번째라면 아마도.”
“두 번은 제가 못 할 것 같아요. 너무 힘들어서.”
“RSC가 선택한 배우시다”라고 했더니 “미처 생각 못 해봤는데 너무 행복하다”며 김우형 배우가 웃었습니다.
뮤지컬 ‘마틸다’의 한 장면.
‘마틸다’에는 명장면이 많습니다. 아이들 공포의 입학식을 알파벳으로 멋지게 표현한 ‘스쿨송’ 장면, ‘마틸다’ 홍보용으로 늘 등장하는 ‘그네 장면’이 특히 유명하죠.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두 장면을 더 꼽고 싶습니다. 트런치불 교장이 아이들을 직접 지도하는 체육시간 뜀틀 장면, 그리고 허니 선생님이 처음으로 마틸다를 자신의 초라한 집으로 초대하는 장면입니다. 허니 선생님이 “차 한잔 할래?” 하고 권하는데 마틸다가 이렇게 말하죠. “선생님은 가난해요?”. 코끝이 찡해옵니다.
허니 선생님은 교장선생님과 눈도 제대로 못 맞출 정도로 겁이 많으면서도 왜 그렇게 꿋꿋하게 마틸다를 아끼고 보호해 주었을까요.
“허니는 마틸다에게서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던 게 아닐까요. 제가 고민을 시작한 부분이 거기였어요. 후반에 가면 ‘우리는 서로를 찾아냈다’라는 대사가 나와요. 운명적인 거죠.”
마틸다는 결국 외국으로 떠나는 부모를 따라가지 않고 허니 선생님과 함께 사는 길을 선택합니다. 방진의 배우에게 마지막으로 물었습니다. “허니 선생님과 마틸다는 그 후 어떻게 되었을까요?”
“(김) 으헉! 나보다 심해.”
“(방) 크크. 이렇게 스릴러로 바뀌게 되는 건가요? 설마 그럴 리는 없겠죠. 아마 두 사람은 행복하게 잘 살았을 겁니다.”
과연 개구쟁이 방진의 배우. 뮤지컬 ‘마틸다’는 2019년 2월10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쭈욱 달려갑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