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고양저유소 화재 수사… 송유관공사측 입건 아직 없어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고양저유소) 화재를 수사 중인 경찰은 18일 저장탱크에 외부 불씨 유입을 막아주는 인화방지망이 찢어지는 등 총체적인 관리 부실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송유관공사 관계자는 단 1명도 입건하지 않았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따르면 저장탱크 유증환기구에 설치돼 있는 인화방지망은 찢어지거나 나사가 풀려 내부에 건초가 들어가는 등 화재에 취약한 상태였다. 인화방지망보다 성능이 좋은 화염방지기는 화재가 난 저장탱크의 10개 유증환기구 중 1개에만 설치됐고, 불이 옮겨붙은 유증환기구에는 설치되지 않았다.
또 탱크 주변에 불이 붙을 수 있는 가연물을 제거해야 하지만 탱크 옆에는 풀이 나 있었고 깎은 풀도 치우지 않고 방치했다. 휴일이었던 사고 당일 4명이 근무했지만 폐쇄회로(CC)TV가 설치된 통제실에서 근무한 인원은 1명에 불과했으며, 통제실 근무자도 유류 입·출하 등 다른 업무를 주로 하고 있어 비상상황에 대응할 수 없었다.
한편 본보가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옥외탱크저장소 방호설비 현황’에 따르면 대한송유관공사가 운영하는 9곳의 저유소 모두 인화방지망을 주기적으로 교체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인화방지망의 통상적인 교체 주기는 2년이다. 이에 대해 송유관공사 측은 “교체 의무가 없어서 주기적으로 교체는 안 했지만 육안검사를 해서 손상이 있으면 교체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윤다빈 empty@donga.com·이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