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켑카, 세계1위 등극 ‘이글 세리머니’

입력 | 2018-10-22 03:00:00

더 CJ컵 21언더, PGA 통산 5승
최종일 우들랜드와 숨 막히는 접전… 16번홀 ‘칩 인 버디’로 승리 굳혀
18번홀에선 우승 자축 이글까지




뉴스1

20분 간격의 서로 다른 조에서 최종 4라운드를 출발한 브룩스 켑카(28·사진)와 게리 우들랜드(34·이상 미국). 각각 16번(파4), 17번홀(파3)에 돌입한 선두 켑카(18언더파)와 2위 우들랜드(17언더파)는 티샷이 나란히 벙커에 빠졌다. 위기의 순간. 2017∼2018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올해의 선수’인 켑카의 저력이 드러났다.

켑카는 벙커에서 시도한 두 번째 샷이 러프에 빠져 위기가 계속됐다. 핀까지 약 23m 거리에 선 켑카는 신중하게 칩샷을 시도했다. 공은 땅에 떨어진 후 데굴데굴 굴러가더니 깃대를 맞고 홀컵 안으로 툭하고 떨어졌다. 탄탄한 체격(183cm, 93kg)과 꾸준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만든 단단한 팔뚝이 인상적인 ‘근육맨’ 켑카는 오른팔을 번쩍 들며 환호했다. 그는 “16번홀에서 칩 인 버디에 성공하면서 우승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반면 우들랜드는 17번홀에서 2m짜리 파 퍼트를 놓치며 보기를 범해 추격에 실패했다. 이날 세 차례 공동 선두를 이루는 등 치열했던 두 선수의 명암이 갈리는 순간이었다. 켑카는 18번홀(파5)에서 이글까지 낚으며 우승을 자축했다. 우들랜드를 4타 차로 제친 완승이었다.

켑카는 21일 제주 서귀포시 클럽나인브릿지(파72)에서 열린 국내 유일의 PGA투어 ‘더 CJ컵 @ 나인브릿지(더 CJ컵)’에서 21언더파 267타로 정상(우승상금 171만 달러)에 올랐다. PGA투어 통산 우승은 5승이 됐다.

4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한 켑카는 4라운드 전반에 1타를 줄이는 데 그쳐 추격을 허용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 PGA투어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8위(평균 313야드)에 오른 장타력과 퍼팅 감각이 살아났다. 특히 그는 후반 첫 홀인 10번홀(파4)에서 약 7m짜리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지난 시즌 2개의 메이저 우승(US오픈, PGA챔피언십)을 차지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던 켑카는 자신의 시즌 첫 대회인 더 CJ컵에서 우승하며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다. 더 CJ컵은 지난해 저스틴 토머스(미국)와 올해 켑카까지, 전 시즌 올해의 선수가 우승을 차지하게 됐다. 켑카는 “내 힘으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세계 1위에 올라 기쁘다. 이 기세를 몰아 앞으로 메이저 대회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 중에는 김시우(7언더파)가 공동 23위로 가장 성적이 좋았다. 제주 출신 신예 임성재(4언더파)는 공동 41위로 대회를 마쳤다. 토머스는 공동 36위(5언더파).
 
서귀포=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