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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재 교수의 지도 읽어주는 여자]세계 곳곳 돌며 끊임없는 변신… 환갑 마돈나의 식지 않는 열정

입력 | 2018-10-22 03:00:00

<30·끝> 전세계가 무대 ‘팝의 여왕’




마돈나

미국 디트로이트의 가톨릭 집안에서 맏딸로 태어난 마돈나 치코니는 지도를 잘 읽고 캠핑에 능했다. 장학금을 받고 입학한 미시간대 무용과를 중퇴한 그는 단돈 35달러를 들고 뉴욕으로 향한다.

지독한 가난에 시달렸지만 데뷔앨범 ‘Madonna’(1983년)에 이어 ‘Like a Virgin’(1984년) ‘Like a Prayer’(1989년) ‘Rebel Heart’(2015년) 등을 히트시키며 ‘팝의 여왕’으로 장기 집권해왔다. 위기에 빠지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월드 투어로 돌파했다. 숀 펜과의 이혼으로 힘들 때 해외 공연에 주력했고, 영화 ‘에비타’(1996년)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이라크전 당시 부시 정부를 비판하는 영상을 제작해 정치적 비난이 쏟아지자 영국 런던으로 이주했다. 열 살 연하의 영화감독 가이 리치를 만나 안정을 찾은 마돈나는 2000년 12월 그의 고향인 스코틀랜드의 스키너 고성에서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다. 페미니즘의 본향에서 모계 사회적 상상력을 충전한 마돈나는 딸과 아들을 키우며 일상의 행복을 누렸다. 어린 시절의 꿈과 상처를 담은 동화책 ‘영국 장미’(2003년), ‘압디의 모험’(2004년)이 베스트셀러가 됐고 영화 ‘타락과 지혜’(2008년), ‘W.E.’(2011년)를 제작·감독하는 등 창의성도 활짝 꽃폈다.

2008년부터 아프리카 중부 내륙 최빈국 말라위에서 네 자녀를 입양한 그는 처참한 현지 상황을 알리고 국제적 지원을 호소해 왔다. 아프리카에서 세 번째로 큰 호수가 국토의 3분의 1을 차지해 물이 풍부한 말라위는 해발고도 3000m의 서늘한 기후에 말라리아모기가 없어 쾌적하다. 영국 탐험가 데이비드 리빙스턴(1813∼1873)이 머물기도 했다. 하지만 영국에서 독립한 뒤 독재가 이어져 경제가 엉망이고 기아 문제도 심각하다.

마돈나가 거주하는 포르투갈 리스본 근교의 신트라는 여름 궁전이 있는 동화 같은 분위기에 장미정원이 아름다운 낭만적인 도시다. 장미는 마돈나가 아주 좋아하는 꽃이기도 하다. 유니버설뮤직코리아 픽사베이 제공

리치와 헤어진 뒤에도 음악 활동을 이어온 마돈나는 여섯 자녀에게 헌신적이다. 최근 둘째 아들이 포르투갈 명문구단 벤피카 유소년팀에 입단하자 안전하고 생활비가 저렴한 포르투갈로 이사한 ‘사커맘’이기도 하다. 재테크에 밝은 그가 구입한 18세기 무어풍 저택은 리스본 근교 신트라에 있다. 신트라는 영국 시인 바이런이 ‘포르투갈의 에덴동산’이라 격찬한 장미정원과 왕족의 여름 별장으로 유명하다.

김이재 지리학자·경인교대 교수

유대교 일종인 카발라교에 심취해 이스라엘을 방문한 그는 상처를 예술로 승화시킨 멕시코 여성화가 프리다 칼로(1907∼1954)에게 매혹돼 ‘나의 탄생’, ‘자화상’을 구입했다. 올해 8월 그는 포르투갈에서 지브롤터 해협만 건너면 쉽게 닿고 아프리카, 유럽, 아랍 문화가 공존하는 모로코로 지인들을 초대했다. 도시 전체가 붉은빛을 띠어 모로코의 ‘붉은 심장’으로 불리는 마라케시에서 옛 시장 골목을 누비고 이슬람 문화를 체험하며 생일 파티를 즐겼다. 팬들에게 특별한 곳을 여행하는 느낌을 선사하고 싶어 공연은 라이브로 소화하고 광란의 나이트클럽 분위기로 피날레를 장식하는 마돈나! ‘원조 걸크러시’ 뮤지션의 열정은 여전히 100도로 끓고 있다.
 
김이재 지리학자·경인교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