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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회장, GM대변인이냐”…여야 이동걸 회장 난타

입력 | 2018-10-22 18:29:00


최근 산업은행이 참석하지 않은 주주총회에서 제너럴모터스(GM)이 한국지엠의 연구개발 법인 분할을 강행한 것과 관련 질의가 쏟아졌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국정감사에서 이동걸 산은 회장에게 한국지엠의 연구·개발(R&D)법인 분할하는 과정에 대한 의혹을 짚었다.

최근 GM이 한국지엠 연구·개발법인 분할·신설을 일방적으로 강행했던 것과 관련 질문이 계속됐다. 특히 4월 협상 당시 GM에서 ‘R&D법인 신설’ 논의를 받았던 것과 관련, 국내 철수를 짐작하고도 그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질의가 나왔다.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은 “기본계약서 체결하고 두달이 지난 뒤 한국지엠이 연구개발법인 분할 추진한 것 인지했는가”를 물으며 “GM은 5~6년 전부터 이땅에서 철수하려는 계획을 세워왔다는 뜻이다. 국내 혈세 8100억원 지원받던 시기에 먹튀하기 위해 법인분할을 준비해왔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은 “(법인분리가) 독소조항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간파하지 못한 상태에서 기본계약서에 버젓이 담겼다”면서 “호주의 경우 법인 분리하고 공장을 철수했다. 우리도 같은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인데, 행간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했나”고 질타했다.

정태옥 무소속 의원은 “산은이 국민혈세를 엄청나게 투입하면서도 한국지엠 의도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법적 검토도 전혀하지 않았다”면서 “소송을 지켜보겠다고 했는데 법인분리도 막지 못한 것은 무능과 무책임”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이번 법인분할에 대해 찬성하는지, 한국지엠에 투입한 7억5000만 달러 중 남은 금액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은 “분할하고 매각하려는 것이 GM전략이다. (이 회장은) 분할매각 반대하는가”라고 재차 물었다.

최운열 더불어 민주당 의원은 “남은 3억7000만 달러를 연말까지 집행하기로 돼있는데, 이에 대해 집행할수도 안할수도 있다고 답했다”면서 “미집행하면 기본계약서 미이행으로 박탈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에 대한 대비는 있는가”를 물었다.

만약 GM이 한국에서 철수할 경우 제어수단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만약 경영상 파산하면 R&D법인만 남지 않나. R&D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지만 생산법인은 철수할 수 있다. 플랜비도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라며 “생산법인과 연구법인간 기본계약서를 다시 체결할 생각이 있는가”를 질문했다.

장병완 민주평화당 의원은 “GM이 우월적 지위를 갖는 상태에서 만약 절차적 이행만하고 떠난다면 산은의 가처분 신청도 기각됐는데 어쩌겠나”면서 “국민들이 봤을 때는 7억5000만 달러 투입 전후 무엇이 달라졌나”고 물었다.

당부도 이어졌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도 “국민들이 생각하는 것은 산은이 혈세를 외국에 뜯기지 않았으면 한다는 점”이라고 했다.

유의동 바른미래당 의원은 “산은과 GM이 격렬히 다투는 것 같지만 양측은 기본적으로 이해를 같이하는 것 같다”면서 “천문학적 혈세를 민간기업에 쏟아부으면서까지 이렇게 해아하는 목적이 어디있는지, 궁극적으로 대한민국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인지해달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날 이 회장의 성의없는 답변이 도마에 올랐다. ‘GM대변인 같다’, ‘위증하고 있다’는 질책과 함께 국정감사를 하루 늘리자는 건의도 나왔다.

지 의원은 “제2론스타 사건이라 본다”며 “GM이 혈세 8100억원 지원받던 때부터 법인분할을 준비했던 것인데 이 회장이 ‘가성비 좋다’, ‘만족할 협의 결과’라고 한 점 한심하다”고 꼬집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회장에게 “국민과 언론은 산은이 패싱당했다, 우롱당했다며 공분하는데 산은 회장은 이런 국민정서와 괴리된 것 같다”며 “한국지엠 사장과 국정감사하는 기분이다. (이 회장이) 국책은행 행장으로 여기에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회장이 이미 사태를 다 알고 있으면서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서 “심각한 위증을 내포하고 있다. 위증(이라는 점)을 염려하고 답변할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도 ‘먹튀 우려’를 제기하던 중 “국감장에서 답변하는 것을 들어보면 산은 회장이 아닌 지엠사장처럼 발의한다”며 “국민들이 우려하는 것과 관련해 아무문제 없다고 대답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참모회의를 거쳐 오후에 심도있게 대답하라”고 주문했다.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은 법원에 산은이 제출한 공식 의견서를 거론하며 “법원에 낸 입장과 국감장 답변이 다른 것은 위증”이라며 “산은은 국민에게 명확히 알려줄 책임이 있다”면서 ‘위증문제’에 대해 3개당에서 협의해달라는 의사결정 발언을 제기했다.

심지어 산은 회장만 국감을 하루 더 진행하자는 의견까지 나오자 민병두 정무위원장이 조율에 나섰다.

민 위원장은 “국민 궁금증을 해소하고 질의 명확성을 제고해야 하는 심정 이해하지만 (질책수위를) 절제해달라”면서도 이 회장에게는 “지금까지 나온 우려사항을 잘 고려해 신중하게 답변해줄 것”을 당부하며 의사결정 발언관련 각당 간사들이 협의해줄 것을 주문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