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리스타트 잡페어/함께 만드는 희망 일자리] 31일, 11월 1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터로 돌아온 경단녀-新중년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100번째 ‘리턴맘’으로 채용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의 스타벅스 매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박선화 부점장. 고양=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경기 평택시에 있는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서진캠에 근무하고 있는 강정호 씨(62)는 3년 전 50대 후반의 나이로 재취업에 성공했다. 이전 직장의 근무 여건이 좋지 않아 퇴직했던 강 씨는 막상 회사를 그만두자 갈 곳이 마땅치 않았다. 2015년 ‘일할 의욕과 업무 능력을 갖춘’ 중장년층을 채용하는 서진캠을 알게 된 강 씨는 문을 두드렸고 입사하게 됐다. 강 씨는 “임금은 기대보다 적지만 내가 가진 기술과 경험을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나눠줄 수 있다는 점에서 하루하루가 보람 있다”고 말했다.
○ 경단녀·신중년…다시 일터로
올해 초 야쿠르트 아줌마로 취업에 성공한 김영숙 씨가 서울 동작구 사당역 근처 근무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 제공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의 스타벅스 매장에서 근무하는 박선화 부점장(41)은 지난해 6월, 퇴사한 지 10년 만에 옛 직장으로 돌아왔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2013년부터 운영하는 ‘리턴맘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결혼, 출산에 따라 회사를 그만둔 경단녀가 재입사하는 제도다. 2007년 임신과 동시에 회사를 그만두며 10년간 전업주부로 살아온 박 부점장은 지난해 스타벅스의 100번째 ‘리턴맘’ 직원으로 채용됐다. 스타벅스는 이 제도를 통해 지난 5년간 124명의 리턴맘을 채용했다.
한국야쿠르트의 여성 채용은 ‘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해 이뤄진다. 일주일간 관련 교육을 수료하면 별다른 직무 이력이나 초기비용 없이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30, 40대 여성들의 지원이 늘고 있는 추세다. 서울 동작구 사당역 근처에서 근무하는 김영숙 씨(46)는 4년 만인 올해 초 야쿠르트 아줌마로 돌아왔다. 김 씨는 “40대 중반의 경단녀가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는 곳을 찾기 힘들었다”며 “일하면서 집안일도 챙길 수 있어 아이들과 남편이 누구보다 좋아한다”고 말했다.
롯데도 계열사별로 신중년과 경단녀의 채용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시설관리 총괄 소장으로 승진한 박재훈 씨(52)는 건설회사 경력을 살려 2015년부터 본점 시설관리를 맡기 시작했다. 박 씨는 “내가 가진 경험과 노하우를 사회에서 인정해 주는 것 같아 좋다”라고 말했다. 이 백화점 문화센터 실장으로 재취업에 성공한 A씨(40)는 “결혼 전 주민센터에서 평생교육강좌 기획을 담당했지만 회사를 한번 그만두니 받아주는 곳을 찾기 어려웠다”며 “이제라도 사회가 경단녀에게 기회를 주기 시작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 “인생의 경험을 사회적 자산으로”
매일유업은 고객들에게 모유 수유 상담을 해주는 고객상담실 직원 14명 가운데 6명을 육아 경험이 많은 여성 직원으로 채용했다. 박정숙 고객상담실장은 “육아 경험이 풍부한 직원이 고객 상담을 할 때 유리한 면이 많아 우선 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진캠 김영호 과장은 “3년간 중장년층을 채용해본 결과 젊은 직원보다 책임감을 가지고 앞장서서 일했다”며 “중장년층 채용을 더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력 단절자들의 재취업이 활성화되려면 시스템 개선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스타벅스는 리턴맘 바리스타에게 주5일, 하루 4시간씩 정규직 부점장으로 근무하게 하면서 상여금, 성과급, 학자금 지원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매일유업은 반차의 절반인 2시간을 쓰게 하는 ‘반반차 제도’를 올해 처음 도입했다. 한국야쿠르트는 야쿠르트 아줌마들에게 전동카트와 카드결제 시스템을 지급해 일의 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 및 정부기관과 함께 다양한 취업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동아일보와 채널A, 대한상공회의소는 10월 31일, 11월 1일 이틀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2018 리스타트 잡페어’를 연다. 청년 구직자, 전역 장병을 위한 취업관을 비롯해 공공기관 채용관, 경단녀·신중년관 등으로 구성되는 일자리 종합박람회다. 현대자동차, 롯데백화점, LG유플러스, 신세계푸드, 삼성생명, 교보생명, 스타벅스, 한국야쿠르트, 매일유업 등이 참가하는 140여 개 부스에서 일자리 정보를 얻거나 현장 채용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