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회장 국감답변… 책임론 부각
국회서 마주친 한국GM 노사 최종 한국GM 부사장이 22일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언한 뒤 퇴장하고 있다. 이날 국감에서 한국GM의 일방적인 법인 분리와 KDB산업은행의 부실 대처에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 4월에 미리 알고도…산은 책임 논란
이 회장은 22일 서울 중구 을지로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4월 GM이 한국 정부와 경영 정상화 협상을 하던 막바지에 R&D 법인 분리를 거론했다”며 “(협상을 하던)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논의 자체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GM은 1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2대 주주인 산은을 배제한 채 R&D 법인을 분리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날 국감에서도 최종 한국GM 부사장은 “경영 정상화를 위한 것”이라면서 법인 분리의 뜻을 분명히 했다.
이를 두고 산은이 법인 분리 계획을 4월에 인지했으면서도 구체적으로 추궁하지 않은 탓에 한국GM의 일방통행에도 손쓰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산은이 한국GM의 주요 경영 의사결정에 ‘거부권(비토권)’을 행사하는 항목에 법인 분리를 포함시켰어야 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여야 의원들도 이날 국감에서 산은의 소극적인 대응을 일제히 질타했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은이 중요 경영 사항인 회사 분할에 대해 권한을 행사하려고 노력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 산은 “법인 분할 무조건 반대 아냐”
이 회장은 R&D 법인 신설을 결정한 주총의 절차적 문제를 거론하며 취소 소송을 제기할 뜻을 분명히 했다.
이 회장은 연말에 남은 자금을 집행할 것이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집행이 바람직하다”면서도 “국가적으로 반대하면 안 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집행을 거부하면 10년간 한국에서 사업을 유지한다는 계약이 파기된다. 나머지 금액을 납입해 GM이 10년간 사업을 하도록 의무를 지우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이 회장은 “법인 분할에 대해 무조건 반대하는 건 아니다” “법인 분리가 한국 시장 철수를 위한 사전 포석이라고 단정하는 데 동의할 수 없다”고 답해 여야 의원들로부터 “GM의 대변인이냐”는 질타를 받았다.
한편 중앙노동위원회가 22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가 제기한 쟁의조정신청에 대해 행정지도 결정을 내리면서 한국GM 노조의 합법적 파업에는 제동이 걸렸다. 한국GM 노조 측은 “카허 카젬 사장 퇴진 스티커 부착 등 투쟁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