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이 여섯 개” 최강희 감독이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경기를 마친 뒤 열린 2018 우승 기념행사에서 우승 여섯 번을 의미하는 별 6개가 박힌 모자를 쓰고 ‘엄지 척’을 하고 있다. 전주=뉴스1
K리그1 전북을 떠나 중국 슈퍼리그 톈진 취안젠 사령탑으로 옮긴다고 공식 발표한 22일 최강희 감독(59)은 농담처럼 이렇게 말했다. 이 말엔 역으로 자신이 너무 오래 전북을 맡으며 우승을 자주 하다 보니 구단 운영에 운신의 폭이 좁아 전북에 숨쉴 여유를 주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최 감독은 “솔직히 요즘 K리그에서 전북처럼 대대적인 투자를 하는 팀이 어디 있나. 내가 있으면 전북에는 부담만 줄 수 있다”며 웃었다.
2005년 전북 수장에 오른 최 감독은 그해 FA(축구협회)컵에서 우승하는 등 9차례 트로피를 수집했다. 2006, 201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정상, 2009년과 2011년, 2014, 2015, 2017, 2018년 K리그 우승을 일궜다. 이런 최 감독이기에 톈진은 회장까지 직접 나서 최 감독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계약조건은 알려지지 않았다. 한 중국 매체는 코치진까지 3년 연봉이 250억 원이라고 전했다. 최 감독의 연봉은 세금을 제외하고 약 50억 원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 감독은 전북에서 ‘한국의 퍼거슨’을 꿈꿨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986년부터 2013년까지 이끌며 리그 우승 13회, FA컵 5회 우승 등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수집한 알렉스 퍼거슨 감독처럼 되려고 노력했고 ‘절반의 성공’은 거뒀다. 최 감독은 전북을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하고 팬들과 소통했고 ‘봉동 이장’으로 불리며 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최 감독은 우승도 많이 했지만 시스템 정착에 심혈을 기울었다. 선수들이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구단주인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의 결단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클럽하우스도 세웠다.
하지만 최 감독은 새로운 도전을 위해 전북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우승은 전북’이라는 공식 속에서 나태해지는 자신에게 신선한 자극이 필요했다. 최 감독은 늘 “동기부여가 떨어질까” 두려워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나 스스로 나를 바늘로 찌르면서 버텨 왔는데 이제는 아파서 더 못 찌를 것 같다”고도 했다. 전북은 계약기간이 2년이나 남았지만 최 감독의 결심을 존중할 수밖에 없었다.
● 최강희 감독이 전북에서 이룬 업적
▽통산 성적=227승 112무 101패
▽수상=K리그 대상 감독상(2009, 2011, 2014, 2015, 2017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감독(2016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