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48개 중 27건-부산 32개 중 11건-제주 20개 중 19건 친인척 “무분별 가족고용으로 공정성 우려…마사회, 전수조사해야”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 © News1
한국 경마계에서 마주·조교사·기수·말 관리사의 가족 및 친인척의 채용 문제가 제기된 가운데 서울 경마장에서 최근까기 경기에 참여중인 48개조(마방) 중 27개조가 서로 가족 및 친인척 관계였다는 사실이 23일 드러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이 마사회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해 이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말 관계자 총 1102명 중 서울은 64명(총 584명, 10.9%), 부산 36명(총 353명, 10.1%), 제주 34명(총 165명, 20.6%) 등 총 134명이 가족 및 친인척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은 최근까지 경기에 참여한 48개조(총 54개조) 중 27개조가 가족 및 친인척 관계였으며 10개조는 같은 조 안에서 가족관계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퇴사자 및 현재 속한 조가 불명확한 가족관계도 21건에 달했다.
제주는 총 20개조 모두 경기에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다른 조 사이 가족관계가 19건, 같은 조 내에 가족관계가 있는 경우가 6건, 퇴사자 및 현재 조가 불명확한 경우는 5건에 달했다.
정 의원은 현재 의원실에서 분석한 자료가 전부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마사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각 조교사들이 제출한 서류를 토대로 취합한 자료라 자료에 포함 안 된 가족 관계가 더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런 상황에서는 공정한 승부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로 가족 관계에 얽혀 있어 경기에 참여하는 말의 상태를 쉽게 알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한국마사회법에 따르면 승부조작 등 경마비리를 방지하고자 조교사, 기수, 말관리사 등 말 관계자의 마권 구매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마방에 속한 관계자들이 서로 가족관계로 얽혀 있으면 공정성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말관련 특성화 고등학교 및 관련 대학 졸업자들이 자신들의 실력대로 취업의 기회를 제공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들만의 채용’으로 인해 기회조차 제대로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업무평가 등에서도 가족 및 친인척이 우선시 되어 정당하게 채용된 사람들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정 의원은 “건강한 레저스포츠로 자리 잡아야 할 경마가 무분별한 가족고용으로 공정성에 심각한 훼손이 우려되는 구조”라며 “취업난에 허덕이는 청년들에게 좌절케 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마사회가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말 관계자 고용구조에 대한 전수조사 및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