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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고용세습’ 개입 의혹 민노총의 몰염치한 총파업 예고

입력 | 2018-10-24 00:00:00


서울교통공사 등 공공기관 ‘고용세습’ 의혹의 중심에 있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예고했던 총파업을 다음 달 강행하기로 했다. 내일 서울 중구 본부에서 총파업을 선포하고 27일엔 청와대 앞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철폐 결의대회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촛불 2주년 대회’를 연다. 다음 달 공무원 근로자 연가투쟁과 전국노동자대회를 거쳐 21일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한다. 안에서는 경제가 활력을 잃어 고용대란이고, 밖에서는 무역전쟁의 파고가 밀려오는 엄중한 시기에 그렇지 않아도 휘청거리는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민노총의 총파업은 무엇을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민노총은 비정규직 철폐, 노동기본권 보장, 최저임금 1만 원 달성, 재벌 개혁 등을 파업의 이유로 앞세우고 있다. 민노총이 주장하는 이 같은 현안은 이미 노동자와 사용자 사이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의제의 성격을 띠고 있다. 하지만 민노총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대타협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는 홀로 거부한 채 자신들만의 주장을 고집하며 단체행동을 예고하고 있다. 고용세습 채용비리 의혹 곳곳에서 민노총이 연루된 정황을 ‘가짜뉴스’라고 규정하고 “적폐세력들이 가로막아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열차는 달려가도록 투쟁할 것”을 외치고 있다.

가뜩이나 민노총은 대기업 정규직 노조 또는 공공기관 노조 중심의 ‘귀족노조’로 변질돼 노동자 전체의 이익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최근 몇 년 동안 민노총 지도부의 총파업 결정이 많은 노동자들의 지지를 받지 못해 소규모 일회성 시위에 그치거나 여러 사업장에서 파업 참여를 위한 찬반투표 자체가 성사되지 않은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특히나 이번 총파업 예고는 고용세습 등으로 위기에 몰린 지도부가 친(親)노조 성향인 현 정부를 압박하고, 조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치 파업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민노총이 툭 하면 끄집어내는 총파업 선포는 국민적 공감을 얻지 못한 지 오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