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세 국가대표 세터 도로공사 이효희

올 시즌 프로배구 여자부 14년차 배테랑 이효희(38)가 내딛는 발걸음 하나하나는 곧 새 역사가 된다. 직전 시즌 남녀부 최초로 1만3000세트(득점으로 이어진 토스)를 올린 이효희는 22일 IBK기업은행과의 개막전에서 60개를 추가해 1만3699개 세트 기록의 보유자가 됐다. KOVO 제공

이젠 마흔이 코앞이지만 여전히 소속 팀에서는 물론이고 국가대표에서도 주전 세터로 뛸 정도로 건재함을 자랑한다. 직전 시즌 남녀부 최초로 1만3000세트(득점으로 이어진 토스)를 올린 이효희는 올 시즌 1만5000개를 바라본다. 이미 이룰 것은 다 이룬 것 같지만 늘 새 목표를 세우고 동기부여를 얻는다.
올 시즌부터 평일 여자부 경기는 종전 오후 5시가 아닌 오후 7시에 열린다. 플레이오프가 아닌 정규 경기를 평일 저녁에 치르는 것은 베테랑 이효희에게도 낯선 환경. 전날 IBK기업은행과 여자부 개막전에서 3-2 승리를 이끈 이효희는 23일 “새 시스템에 맞는 루틴(습관·일상)을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면서도 “경기가 너무 늦게 끝나 교통 문제만 없다면 관중에겐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만족했다.
“저는 못 느끼는데 사람들이 ‘발 움직임이 느려졌다’며 제 체력을 지적해요. 사실 남이 보는 눈이 더 정확하거든요. 어떻게든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해서 전체 30경기를 모두 잘 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나쁜 성적이나 성추문 등으로) 심리적으로 크게 동요되진 않았어요. 그저 리그 시작 전까지 국제대회를 치르느라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문제가 남았다고 봅니다.”
이효희는 IBK기업은행과의 개막전에서 60개의 세트를 추가해 1만3699개 세트 기록의 보유자가 됐다. ‘배구는 세터 놀음’이라 했는데 그의 토스 한 번이 곧 V리그의 새 기록이 되는 꿈같은 한 시즌을 보내게 된 이효희다.
“느슨해지지 않도록 새 목표를 세우고 스스로를 다그칩니다. 한국도로공사가 통합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성적이 들쑥날쑥했어요. 그래서 올 시즌은 ‘꾸준히 좋은 성적을 유지’하면서 우승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너무 욕심부린 것 같나요.(웃음)”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