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채용비리 의혹]정의당의 ‘강원랜드 포함’ 요구에 김성태 “못할 것 없다” 수용 의사… 한국당 의원 2명 재판중인 사건 黨관계자 “金원내대표 반어적 표현”, 각당 이해 엇갈려 당장은 힘들듯 “LH도 정규직 전환 7명 가족관계”
자유한국당 함진규 정책위의장(왼쪽)이 23일 국감대책회의에서 기획재정부가 내부 전산망에 올린 단기 일자리 현황 조사 문서 자료를 보여주고 있다. 함 의원은 청와대가 공공기관 단기 일자리 정책에 개입한 정황을 기재부가 은폐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오른쪽은 김성태 원내대표.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 한국당 “LH도 1300명 중 7명 가족관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한국당 김석기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LH에서 현 정부 출범 이후 정규직으로 전환된 1353명 가운데 7명이 기존 임직원과 가족관계였다.
한편, 한국가스공사의 정규직 전환 대상자 1203명 중 임직원 친인척은 추가 확인을 통해 당초 알려진 25명보다 8명 늘어난 33명으로 집계됐다. 한국남동발전도 용역회사의 비정규직 500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기 위한 자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중 친인척 7명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랜드는 재직자 3713명 중 99명이 임직원 친인척이며 이 중 25명은 2013년 강원랜드 채용비리 때문에 탈락했다.
○ ‘강원랜드 국조’ 놓고 기 싸움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정의당이 국정조사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데 대해 전적으로 환영한다. 하지만 강원랜드 의혹으로 뜬금없는 물타기를 하겠다는 것인지 입장을 분명히 하라”고 밝혔다. 회의를 마친 뒤엔 기자들과 만나 “어제 야3당(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이 발의한 공동조사 요구서엔 모든 공공기관이 조사 대상으로 돼 있어 당연히 강원랜드도 포함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은 한국당 소속 권성동 염동열 의원 등이 강원랜드에 지인 채용을 청탁하고 압력을 행사했다는 게 핵심. 검찰은 이미 두 의원을 기소해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김 원내대표의 발언은 한국당 의원들에 대한 국정조사도 수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자 정의당은 “자유한국당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강원랜드 국정조사’를 기정사실화했다.
야3당에 정의당까지 가세한 범야권 공조가 급물살을 타는 듯했지만 한국당은 곧바로 한발 물러섰다. 한국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김 원내대표는 강원랜드까지 국정조사하자는) 정의당의 요구가 터무니없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반어적 표현을 한 것이다. 권성동 염동열 의원을 대상으로 한 국조를 받아들이겠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라고 했다.
최고야 best@donga.com·이건혁 기자